한국방역협회, "대기업, 방역 시장까지 넘본다"…중소기업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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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역협회, "대기업, 방역 시장까지 넘본다"…중소기업 위기감 고조
  • 나기호 기자
  • 승인 2022.05.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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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영세방역시장 진입 중단’ 안건 게시… 대한상의, 조건 충족에도 채택 거절
대책위 “대기업 감싸기 행태… 영세기업 두 번 죽이는 것”
한국방역협회 대기업시장진입대책위원회가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에 게재한 안건이  ‘투표‧토론’로 넘어가기 위한 최소 기준 200명을 넘겼지만, 대한상의로부터 채택 거절 공문을 수신하게 됐다.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한국방역협회 대기업시장진입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3일 "‘내가 세상을 바꾼다’는 모토로 시작한 대한상공회의소의 소통플랫폼이 대기업 이익만을 대변하는 불통 플랫폼"이라며 강력한 어조로 유감을 표했다. 지난해 11월 대한상의에서 마련한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은 경제 사회 이슈에 대해 국민 누구나 의견을 제안할 수 있다. 소통플랫폼에 제출된 아이디어는 1단계 ‘제안하기’에서 2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으면 2단계인 ‘토론과 투표’로 등록되고, 투표 인원 500명 이상 찬성률 50% 이상 획득하면 대한상의가 공식 건의 및 피드백을 하게 된다.
대책위는 지난 2월 17일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에 ‘대기업의 무차별적 영세해충방제·방역소독시장 진입 및 시장질서 교란행위 중단’을 안건으로 게시했다. 대기업의 불공정한 영세방역소독시장 진입을 멈추고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공정경제를 실현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대책위 안건은 1단계 ‘제안하기’에서 2단계인 ‘투표‧토론’로 넘어가기 위한 최소 기준 200명을 8일 만에 넘기며 총 215명의 공감을 받았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토론은 개설되지 않고, 지난달 20일 채택 거절 공문을 수신하게 됐다.

해당 공문에는 대책위 안건이 △투표·토론 주제와 취지에 맞지 않아 제외된 점 △개별 기업간 사안 또는 특정기업에 대한 민원의 사안은 플랫폼 운영 취지와 부합하지 않다는 내용 등을 달았다. 대한상의는 대중소기업 회원사를 모두 포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해관계 대립과 갈등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공문에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철 한국방역협회 부회장 겸 대책위 위원장은 “대부분 가족 생업형인 영세 소상공인들을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불공정한 현실을 대한상공회의소가 바로잡아달라 호소했지만 이 또한 대기업 중심의 결정으로 묵살돼 소상공인들은 다시 한번 허탈감을 느끼게 됐다”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한상의 소통플랫폼의 기준에 부합해도 대기업과 연관된 제안은 누락시키는 모호한 운영방식은 불통플랫폼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이는 소상공인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다음 단계인 토론과 투표로 간다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해줄텐데 대한상의가 임의로 거절할 줄은 몰랐다“며 “제안 내용에 최태원 SK·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포함해 롯데, GS, KT 등 대기업이 대거 포함돼 다음 단계 진입에서 제외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방역소독업은 총매출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종사자는 100만명 중 대다수는 연 매출 1억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이다. 대책위가 소통플랫폼을 통해서라도 영세 소상공인이 생계절벽으로 몰리는 방역소독시장의 현실을 호소하는 이유다. 대책위 관계자는 "심지어 기존 영세업자가 해왔던 일을 대기업의 인프라로 빼앗고 다시 재하청주는 구조로 약 30%의 통행세를 떼어가고 있다"며 "이에 대책위는 대기업의 만행을 멈추고 공정경제가 실현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게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해 10월 18일 최태원 SK·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 겸 전경련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이병화 에스텍시스템(삼성 관계사)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겸 코웨이 의장 등에게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어 12월에는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대기업 불공정 경쟁 조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넷마블은 호소를 수용해 작년 10월에 방역소독업 철회를 즉각 표명했으나, 이외 대기업들은 사업 진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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