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기업집단 성장체질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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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기업집단 성장체질 개선됐다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5.0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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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중심 성장 이어가…SK, 활발한 투자로 다양한 동력 확보
상위그룹 실적 개선에 신규 기업집단도 다양한 분야서 활약
기업집단, 양적 성장에 다양성 더해진 질적 성장 눈길
기업집단이 신사업 중심의 고속성장 흐름을 보이며, 신규 집단의 다양성도 더해져 경제구조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기업집단이 신사업 중심의 고속성장 흐름을 보이며, 신규 집단의 다양성도 더해져 경제구조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삼성 등 상위그룹의 건실한 성장 흐름 속에 신흥 그룹들이 가세하고 있다. 상위그룹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흐름에 신흥 그룹들도 일조하고 있어 전반적 경제체질이 선진화되는 모습이다. 8일 각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반도체 실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삼성그룹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줄지는 않았다. 전체 대규모 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실적에서 삼성그룹의 비중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높다. 지난해 반도체의 사상 최대 실적을 고려하면 오히려 삼성 의존도가 더 심해지지 않은 것만도 고무적이다.
전체 기업집단의 작년 매출은 1882조원, 순이익은 142조원이다. 삼성그룹의 작년 매출은 378조원, 순이익은 41조원이다. 전체 기업집단 매출에서 삼성은 20% 비중을 차지했다. 10년 전 17%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약 29% 비중을 유지했다. 삼성을 포함한 상위 5개 또는 10개 집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외 집단과의 격차가 완화되는 추세다. 상위 5개 집단 매출 비중은 작년 54.8%로 전년 56.4%보다 낮아졌다. 순이익은 2019년 68.5%에서 2020년 71.8%, 2021년 57%가 됐다. 상위 10개 집단 비중도 비슷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상위그룹 대부분 호실적을 내며 후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비중 감소는 하위그룹의 성장성을 돋보이게 한다. 상위그룹 내에서도 미래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로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SK그룹이 신사업을 확장하며 다양한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SK그룹의 활동성은 삼성보다 돋보인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1개 계열사 설립에 그친 반면 SK그룹은 48개를 추가했다. 그 속에 10개는 처분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위한 재편 작업에 몰두했다. 이로써 이달초 기준 전체 계열사 수는 삼성그룹이 60개인데 비해 SK그룹은 186개나 됐다. SK그룹이 1년간 새로 지분 취득한 계열사들은, IT기업부터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업, 도시 환경 기업, 사회적 기업 등 분야가 다양했다.
이처럼 성장 지향의 인수합병(M&A) 전략에다 반도체・석유사업 등의 호실적이 더해지며 SK그룹은 기업집단 순위 내 현대차그룹을 제쳤다. SK그룹이 2위를 차지해 상위 5개 집단 순위가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최초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이 비등한 자산 규모로 경제 축이 되기 위한 라이벌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모두 10년 전에 비하면 고속성장가도를 뚫었다. SK그룹은 10년 전 매출 155조원, 순이익 6조원에서 작년 각각 169조원, 18조원으로 성장했다. 공정자산은 같은 기간 139조원서 291조원까지 폭등했다. 현대차그룹도 10년간 매출은 156조원에서 211조원으로, 공정자산은 154조원에서 257조원으로 성장했다. 자동차, 건설 등 감염병 피해를 입은 업종 비중이 커 순이익만 11조원에서 8조원으로 줄었다. 기업집단 4위 LG그룹도 비슷한 성장궤도를 밟아왔다. 지난해 LG그룹은 매출 147조원, 순이익 약 7조원으로 10년 전 각각 111조원, 2조원에 비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공정자산도 100조원에서 167조원으로 커졌다. 이들 상위그룹은 IT・디지털 산업에다 친환경차, 전동차 등 미래 사업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 자산규모가 커져 앞으로도 경제성장을 주도할 듯 보인다. 이 가운데 신흥 그룹들이 다크호스로 등장해 기업집단 실적을 뒷받침하는 게 새로운 구도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두나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오케이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됐다. 이들은 사업이익이나 수주 증가, 기업공개 등을 통해 자산가치를 높였다. 하위그룹은 외부 정보공개가 제한적이었는데, 신사업 자금 조달 차원에서 기업공개에 적극적으로 바껴 투명성이 제고된 측면도 긍정적이다. 두나무의 경우 공시대상에 지정되는 동시에 상호출자제한집단에도 포함됐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 주력집단 중 최초 지정이면서 단숨에 중상위그룹까지 올랐다. 두나무의 자산총액은 약 10조8225억원으로 그 중 고객예치금이 약 5조8120억원이다. 올해 금융회사만으로 구성된 기업집단들이 순위에서 제외된 것을 고려하면 가상자산에 따른 가치측정은 논란이 있어 보인다. 다만 두나무의 작년 매출은 3조원, 순이익은 2조원으로 순이익률이 높고(66.6%), 순이익만 보면 삼성을 제외한 상위집단에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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