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 참패 후 책임론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극심해지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분열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 8월 앞둔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는 대의원 특권 폐지 주장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대의원,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계파 간의 갈등과 감정적인 골을 지선에서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당내 여러 제도, 문제, 정책, 노선, 비전 등에 대해서는 활발한 토론을 보장할 생각이다. 그러나 인신공격, 네거티브, 계파 분열 언어는 엄격하게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는 다양한 의견을 다 수렴해서 당의 에너지 극대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를 쓰기 시작하면 비대위도 정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라며 "제가 앞으로도 말하지만 수박 이런 단어 쓰는 사람은 가만 안 둔다"라고도 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당내 친명(친이재명)계가 대선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친문(친문재인)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쓰는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우 위원장은 "(발언을) 감시하고 억압하지 않겠지만, 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보면) 국민이 뭐라고 하겠나"라며 "국회의원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 테니 공개적으로 경고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 룰 변경과 관련, 대의원제의 특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각 정당은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당원 구성에서 드러난다. 그것을 보완하는 게 대의원제"라며 "대의원제 자체를 민주적이지 않다고 접근하는 건 우리 당원 구성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말씀"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권리당원에 비해 지나치게 대의원제의 권한이 크다며 이를 폐지하라는 요구 등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우 위원장은 "대의원 구성 반영 비율은 논란이 되어왔다. 지난 2~3년 사이에 당원이 많이 늘었다"라며 "대의원, 당원의 비율이 1대 40이었던 게 1대 90이 되면서 당원 의견 반영의 문제는 있다고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또 지난 4월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다고 알려진 민형배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복당을 요청할 생각이 없다"라며 "검수완박 관련 문제는 헌법재판소에 제소되어있는 안건이다. 검수완박 과정에서 민 의원의 헌신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헌재의 판결 내려지는 게 먼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