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가상자산 시장 13년, 대한민국은 아직 ‘정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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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가상자산 시장 13년, 대한민국은 아직 ‘정체중'
  • 김형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6.1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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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니스트
김형석 칼럼니스트
[매일일보] 2009년 비트코인의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에 의해 첫 비트코인이 채굴 된 지 13년이 흘렀다. 불과 2017년 국내 비트코인 붐이 일어나고 언론에서도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에 대해 보도 될 때에도,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시장은 이른바 ‘사기판', ‘도박판' 등으로 불리며 평가절하 되었지만 2022년 현재,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은 우리 생활 속에 하나의 현상으로 녹아들어 있다. 특금법이 발효 되고, 거래소를 운영하는데 있어 허가가 필요해졌으며, 어지간한 준비 없이는 가상자산 재단 하나 쉽게 만들 수 없는 환경이 된 지금, 가상자산을 통해 밥을 벌어먹고 사는 필자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해외는 어떨까, 해외의 경우 대체로 가상자산에 대해 일종의 투자 상품, 투자 가능한 대상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필자는 약 5년전, 프랑스에서 생활한 바 있다. 이때 당시 갑자기 비트코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가상자산에 대한 이목이 집중 되었고, 대한민국에서는 가상자산에 대해 투자하면 안된다, 도박이다, 심지어 법무부 장관까지 나와 거래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발언을 한 반면 프랑스는 재빠르게 가상자산이 거부할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실생활에 사용 가능케 하고자 노력했다. 프랑스에는 편의점이라는 개념 대신, 전국에 2만4천여개 있는 담배가게가 편의점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편의점의 역할을 하는만큼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도 다각화하고 있는데, 이중 한 분야가 비트코인의 판매였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의 판매가 먼저 이루어졌고, 구매한 가상자산은 또 다시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도록 거래수단으로 채택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가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채택한 것 보다 수년 앞선 선택이다. 결과적으로 프랑스의 이러한 선택은 좋은 선택이였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2017년 대상승 이후 또다시 상승한 지금, 이때 당시 판매 등을 위해 비트코인을 준비한 판매상 연합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크 드 뤼박 앤 시에 은행은 개인과 기업, 기관 차원에서 가상자산의 거래 및 예치보관 제공업체로 프랑스 금융시장청(Autorite des marches financiers, AMF)와 건전성감독원(Auutorité de Contrôle Prudentiel et de Résolution, ACPR)에 신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금융시장청과 건전성 감독원은 프랑스의 기업 성장 및 전환을 위한 행동 계획(PACTE) 법안을 토대로, 이번 신고를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방크 드 뤼박 앤 시에 은행은 스위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업체인 타우르스(Taurus)와 함께, 프랑스 내에서의 가상자산 사업자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번 가상자산 사업 참여에는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및 가상자산 기반 예치 서비스인 스테이킹(Staking)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져, 특히 기관급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 비해 보다 빠른 속도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물론, 가상자산이 실제로 생활 속에서 사용가능할 때에 화폐로써의 가치를 갖게 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 다만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이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거래소나 재단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어느정도 숨통을 열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 프랑스 복지정책의 근간을 살펴보면 프랑스 국민들이 얼마나 사회와 인간의 합의와 조화를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데, 가상자산으로부터의 혜택 또한 도태되는 사람 없이 가능한 많은 사람이 놓치지 않고 받게 하기를 바라는 복지 차원에서 이번 은행권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도 수리한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개방적이면서도 포용적인,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폭 넓은 이해력을 가진 나라인 프랑스가 가상자산을 수용했을 때, 어떠한 마음으로 했는지에 대해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시장 사정 또한 많은 고민과 함께 건전한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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