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국정 혼란이 심화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7일 출국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해외방문이자 다자외교 무대 데뷔로,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나토정상회의 참석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해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나토 30개국 회원국 및 파트너국이 참여하는 ‘조인트 세션’에 참석해 3분가량 스피치를 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정상회의 스페인 국왕 면담, 체코 폴란드 등 9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갖고 반도체와 원전 수출을 논의하는 등 총 14개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원자력 수출(체코·폴란드·네덜란드), 반도체(네덜란드), 방위산업(폴란드), 재생에너지(덴마크)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29일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공조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뒤 4년 9개월만이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은 사실상 무산됐다. 또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이 출국한 날 행정안전부의 경찰 직접 통제 방침에 반발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출국 날 치안수장이 사의를 표하자 격앙된 분위기다. 또 이날 정치권은 경제 위기 심화에도 4주째 국회 원 구성을 미룬 채 평행선을 달렸고, 집권여당은 이준석 대표를 둘러싸고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귀국까지 이 같은 혼란상은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