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화학업계의 친환경 투자비용이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기업이 발행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그린(녹색) 등의 다양한 채권이 글로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비용 부담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확산되면서 화학업종의 친환경 사업 투자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LG화학은 지난 7일 전지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 및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총 3억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본드다. 그린본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국제 채권으로 발행대금의 용도가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의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투자에 한정된 채권이다. LG화학은 그린본드로 확보한 자금을 양극재, 분리막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관련 분야에 전액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20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은 롯데케미칼의 첫 ESG 채권이다. 롯데케미칼은 지속가능채권으로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지속가능한 사업에 투자한다. 한화솔루션도 지난해 275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큐셀부문 진천공장의 고효율 라인 전환투자 사용 목적이다.
문제는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산으로 화학업종의 실적 둔화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화학업종은 올해 하반기 스태플레이션 리스크에 가장 노출된 분야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2022년 주요 산업별 하반기 전망 및 스태그플레이션 노출도’ 보고서에서 “공급 확대로 수급 상황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노출도가 높다”며 “경기 둔화 속도가 빠르면 수요 둔화로 실적 저하세가 가파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57.6% 감소한 9064억원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88.8% 급감한 663억원으로 추정된다. 한화솔루션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보다 26.1% 줄어든 1634억원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화학업종이 부진에 이러한 친환경 투자비용이 재무구조에 부정적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파른 금리인상을 추진하면서 금융환경까지 화학업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