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분류체계는 이르면 이달 초안 발표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환경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원자력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하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4대강 보(洑) 활용성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는데 보를 해체·개방해서 강을 '재자연화'하려 한 문재인 정부 정책을 뒤집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1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새 정부 업무보고’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선정한 핵심 과제는 △과학적이고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이행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 △국가·기업 경쟁력과 함께하는 환경 등 3가지다.
환경부는 우선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 원전의 역할을 늘려 발전 부문 온실가스를 줄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된 배출 여유분을 산업·민생(건물·폐기물) 부문에 안배해 부문별 감축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부문별 탄소배출량 감축목표 조정안은 에너지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중심으로 9월까지 마련될 예정이며 내년 3월 ‘제1차 국가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반영된다.
사고 저항성 핵연료 적용,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건설 등 유럽연합(EU)이 부여한 안전기준을 따르면서도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 일정 등은 조정될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이날 환경부는 원전을 포함한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이달 말이나 내달 초 발표하고 9월 이후 개정을 완료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물론 원전은 안전과 폐기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발전방식으로 이를 확대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이 크게 갈리는 만큼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포함’ 방침을 두고도 논란이 클 전망이다.
환경부는 업무계획에서 “수질·생태·이수·치수 등 다양한 항목을 종합·과학적으로 분석해 4대 강 보 활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보 활용은 보 존치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 전 정부의 보 해체·개방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 장관은 기존 보 처리방안을 백지화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4대강 보와 관련해선) 기존 처리방안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한 장관은 보 해체·개방 정책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끝난 뒤 관련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