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메타버스’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세계 최대의 SNS 플랫폼 기업 중 하나인 페이스북은 지난 2021년 명칭을 ‘메타’로 변경해 세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가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되는 것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가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가 결합돼 만들어진 용어임을 고려한다면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넘어서는 혹은 초월하는 세계’를 뜻하는 의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해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라 이야기하는 이도 있다. 과연 메타버스는 종래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알리는 표현일까? 필자는 메타버스는 하나의 “현상”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오감을 통해 직접적으로 인지하며 활동하고 있는 세계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그 영역을 디지털 정보로 생성되는 공간으로 확장해 왔다. 우리는 그러한 공간을 가상공간 혹은 가상세계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현재 우리의 삶에 보편적인 일상으로 수용된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메타버스는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그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상공간 혹은 가상세계가 진화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NFT’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NFT(Non-fungible token)’ 역시 최근 우리 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등장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체불가능(한) 토큰'으로 해석되고 있는 NFT는 통상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는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생성되는 어떠한 디지털 자산의 저작권 및 소유권을 증명하는 디지털 정보’의 개념 정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FT의 개념을 이처럼 이해하는 것은 적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의 현행 법제상 NFT가 어떤 권리를 징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NFT가 표창하고 있는 어떠한 것을 소유권의 객체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인지, 다양한 지식재산권의 객체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규범적 논의 등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NFT는 메타데이터의 내용을 통해 그것이 ‘유일무이한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지각으로는 동일 혹은 유사해 보이는 NFT라 하더라도 그 각각은 서로 다른 것임을 명확하게 기술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NFT는 가상공간 혹은 가상세계의 어떠한 이용자가 그의 시간, 노력, 현실 세계에서 통용되는 재화의 투입 등 다양한 경제적 가치가 투입돼 가상공간에서 활용 가능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 그러한 가치를 그가 창출했음을 명확하게 보장하는 기술적 보호장치로 작동할 수 있는 수단이다. 개방성을 통한 가치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출된 NFT는 그것이 유일한 하나임을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메타버스와 NFT의 관계: 향후 관련 산업과 정책의 과제
VR, AR, MR 등 관련 기술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되고 있는 가상공간(메타버스 현상)의 확장은 경제적 가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진짜 실체가 있는 것인지 등을 우선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다.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만큼 경제적 가치가 어떻게 이동돼야할지도 고민해야한다. 메타버스 현상이 가속화할 수록 가상 공간에서의 경제적 가치의 창출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상호 작용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지점에서 NFT는 가상 공간에서 생성된 가치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매우 효과적인 기술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된다. 현재 NFT의 개념과 가치 등은 그 체계 정립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제네시스 블록(Genesis Block)의 존재 유무가 불명확하거나 NFT의 이동을 오로지 동일 사업자가 발행하는 FT 생태계에서만 가능하게 하는 경우에도 NFT산업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NFT의 발행 혹은 이동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를 NFT라고 우기는 격이다. 이런 문제들은 NFT 생태계를 왜곡하는 요인으로 기능할 수 있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 NFT의 개념과 가치를 표준화하고 규범화할 필요성이 있다. 관련 산업이 생태계를 형성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더드로 제안할 표준을 생성해야한다. NFT의 개념 정립과 해당 산업 구조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세계를 선도하는 NFT 생태계 출범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정정원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산학협력교수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