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를 살며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는 ‘주거 사다리’가 끊어졌다. 최근 몇 년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셋값과의 차이가 상당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는 1억원 수준으로 전세가격에 1억원을 더하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 차이가 3억원 넘게 벌어졌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2017년 6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4억1472만원이었고, 평균 전세가격은 3억665만원으로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는 1억807만원을 보였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배 가까이 치솟아 올랐다. 올해 6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8억1055만원으로 5년 만에 95.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세평균매매가격은 53.0% 상승률을 보인 4억6920만원으로 매매와 전세가격 차이는 3억4135만원으로 벌어진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거 안정화를 기대했지만, 규제의 역효과만 나타나면서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세입자들의 절망감만 커졌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임대차법 시행의 여파로 전세시장까지 불안해지면서 이제는 내 집 마련은 고사하고 전세가 아닌 월세도 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
임대차법 시행 2년을 앞두고 신규 전세가격이 급등한데 이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까지 인상해 전세대출 이자까지 높아져 전세로 가기가 부담스러워진 것이다.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에 이어 전세가격 상승, 이제는 세입자들은 월세로 밀려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이전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집값 상승으로 주거 사다리를 끊어놓았고, 전월세의 임대차 시장의 수요만 늘어났다.
실제로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부동산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임대차(전·월세) 계약건수는 99만1150건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 임대차 거래량 73만5411건의 34.8%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 경제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대로 흘러간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공급이 부족한데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으면 가격은 하락한다.
결국 공급을 늘리지 않고 정부의 혼자 부동산 시장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넘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