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법제화 찬성…전경련은 반대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납품단가 연동제 시범운영과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가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 상생협력포럼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전경련회관에서 ‘납품단가 연동제의 시범운영과 법제화’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용진 중기정책학회장,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 송창석 숭실대 교수, 조은구 포스코 상무 등이 참여했다.
김용진 중기정책학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해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생태계 활성화 차원에서 납품단가 연동제의 도입은 시급하다”면서 “다만 납품단가 연동제는 시장 자율성 확보와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국회에서는 민생특위를 구성해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를 추진 중이고, 중기부에서도 납품단가 연동제의 시범운영을 계획하고 법제화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번에야말로 729만 중소기업의 숙원인 납품단가 연동제가 반드시 도입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대‧중소기업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까지 오는데 14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14년의 두드림에 대해 이제는 답할 때”라면서 “국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염원하는 중소기업계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9년 정부가 납품단가조정협의제도를 도입했으나 지금까지 단 1건의 신청도 없었다는 것은 이 제도가 중소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결국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만 경제위기 때마다 몰려오는 충격과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떠안게 되는 상황이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자율적 상생환경 구축을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최수정 실장은 “예기치 못한 비용분담이 거래상 협상력 차이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계약당사자들은 대등한 교섭력을 가져야 계약내용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진정한 합의’가 이뤄져 계약내용의 적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송창석 숭실대 교수는 ‘납품단가연동제를 통한 혁신 생태계의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송 교수는 “현실적으로 위탁기업이 납품대금 조정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면서 “특히, 위탁기업이 대기업인 경우 협상력 불균형으로 인해 위탁기업의 주장이 힘을 얻으며 수탁기업의 불만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원자재가격 급등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가장 적합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원자재를 공급하는 대기업과 납품을 받는 대기업 사이에서 원자재 가격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전적으로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떠안고 있어 중소기업은 고사위기에 처했다”며 “별도의 요청이나 협의없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할 수 있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환익 전경련 상무는 “납품단가 연동제는 시장경제의 핵심인 가격에 대한 규제로 담합을 조장한다”며 “시장경제의 근본 가치인 계약을 무효화하는 등 시장경제 원리에 반하고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로서 법제화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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