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글라스 누아이즈와 AR 헬스케어 서비스 협력키로
퀄컴 XR 플랫폼, 스냅드래곤 스페이스 협력 강화 나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패널 시장으로 메타버스 낙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삼성전자가 메타버스 영역에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메타버스는 빅데이터 수요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기술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서 빅테크 기업이 후발주자로부터 기술장벽을 쌓는 데도 용이하다. 이에 삼성은 가상현실(VR)기기부터 반도체 칩,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제품 마케팅까지 메타버스발 수요 선점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글라스 개발업체 누아이즈(NuEyes)는 삼성전자 미국 법인과 최근 손을 맞잡았다. 스마트글라스와 삼성 스마트폰을 이용한 증강현실(AR)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의료 종사자가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초음파 영상 진단, 방사선 영상, 원격 진료 등의 의료 정보를 실시간 취득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힘을 합친다. 해당 스마트글라스는 핸드 트래킹과 제스처 입력 기능이 포함돼 의료 종사자가 다양한 원격 의료 서비스를 수행하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퀄컴은 삼성전자와 확장현실(XR)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련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협력하고 상호 특허 이용 기간을 연장하는 데 합의한 내용이다. 퀄컴은 XR 개발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스페이스에서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로 했다. 스냅드래곤 스페이스는 개방형 생태계로 글로벌 IT기기 제조사 및 통신사들과 협력해왔으며 메타의 퀘스트2 등 다른 플랫폼과 경쟁하며 파트너사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폴드4와 플립4는 퀄컴의 차세대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플러스 1세대(4나노, 옥타코어)를 탑재했으며, 이러한 파트너십은 스냅드래곤 스페이스에 삼성이 가담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마케팅에서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회사 청소기 브랜드인 제트를 주제로 만든 가상 체험 공간 제트랜드를 마련했다. 제트랜드는 브랜드와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을 즐기는 MZ세대를 겨냥해 네이버Z의 오픈형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 마련된 가상공간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의 제페토에도 마이하우스라는 가상공간을 마련했다. 마이하우스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가구ㆍ조명ㆍ패브릭 등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가상 세계에서 집꾸미기를 할 수 있는 글로벌 서비스다. 또 삼성전자의 포터블 스크린 더프리스타일 체험 공간인 더프리스타일월드맵도 제페토에 둥지를 틀었다.
삼성전자는 게이밍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도 삼성스페이스타이쿤이라는 가상공간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공간에선 게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으로 우주 외계인 캐릭터와 삼성전자 제품을 생산하고 아이템으로 즐기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폭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서버 시스템의 공간 활용도를 높인 페타바이트스토리지와 인공지능・머신러닝에 최적화된 메모리 시맨틱 SSD 등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UFS 4.0 메모리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넘어 VR・AR 등의 컨슈머 디바이스 영역으로 적용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철수 이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 전환을 위해 자동차용, 게이밍용 OLED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차기 시장인 메타버스를 겨냥해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AR과 VR로 대변되는 메타버스가 극한 성능의 패널을 요구하는 시장으로 기술경쟁의 새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십년간 이끌어온 패널 사업 노하우와 전후방 인프라를 활용해 메타머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가상 세계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오프라인 실물 혜택으로 연결하는 서비스 사업에도 최근 발을 들였다. 지난 8일 블록체인기업 쎄타랩스와 제휴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NFT 응용처를 개발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업계는 NFT가 메타버스 가상 세계에서 재화 역할을 수행해 사용자의 거래 사실을 증명하고 실물 경제와 연동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대표적으로 아디다스와 나이키 등 글로벌 의류기업들이 NFT를 연동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이러한 대열에 합류한 게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