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한달간 6조4479억원 유입…수신 인상 영향
저축은행, 은행과 예금금리차 고차 0.7%…고객 이탈 우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수신금리 상승세에 따라 5대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3%대 중후반으로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차이가 크지 않다. 이렇다보니 당장 저축은행 업계에선 걱정이 앞선다. 역마진을 우려로 계속해서 수신금리를 올리기 부담스러워진 가운데, 은행권과 금리차 축소로 인해 고객들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5일 기준 718조897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조447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 적금도 38조1167억원에서 38조7838억원으로 6671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이런 추세가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기준금리가 연내 0.25%∼0.50%포인트(p) 더 인상되고, 예금금리도 그만큼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이 사상 초유의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0.50∼0.90%p 올렸다. 국민·신한·농협은행은 지난달 29일 수신금리를 0.25∼0.40%p 인상했다. 같은 달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0.10∼0.30%p 예금 금리를 올리며 인상에 동참했다. 주요 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 금리는 평균 연 3.47%(1년 만기 기준)로 올랐다. △우리은행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연 3.8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3.40%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3.40%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연 3.39% △신한은행 쏠 편한 예금 연 3.35%다.
저축은행은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다. 은행과의 금리 차이가 0.07%p까지 줄어 예·적금(수신) 이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으로 고객 이탈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대출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고금리로 예·적금 상품을 팔아 이를 은행보다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형태의 영업을 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만큼 추가 예·적금을 확보할 필요도 사라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가계대출이 크게 줄어 유인 효과가 적은게 사실”이라며 “아직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 비율도 규제 기준인 100%를 밑돌고 있지만, 자금 운용환경이 좋지만은 않아 고심이 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