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말 수신잔액 113조2620억원…작년 말比 14.39%↑
예대금리차 축소에 ‘비용 부담’↑…영업보단 건전성 관리 주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 업계가 수신고 증가에도 불구,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심이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유치해 대출을 발생시켜 수익을 낸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에 높아지면서 여신영업을 강화하기 어려워졌다.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 79개사의 수신규모(평균잔액)는 올해 2분기 말 기준 113조26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99조115억보다 14.39%(14조2505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수신고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영향에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작년 말 2% 중후반대에 그쳤던 예·적금 이자도 4%대에 가까워지면서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도 많아진 영향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달갑지만은 않다. 저축은행은 유입된 수신고를 활용해 대출을 발생시켜 수익을 내지만, 비용 부담이 커져 여신영업을 강화하기 어려워졌다. 고객들에게 돌려주는 예·적금 이자 수준이 높아지고, 대출금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무리하게 여신영업을 강화할 경우, 역마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 수요도 감소한 점도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 더했다. 그간 고공행진을 보여왔던 주요 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실적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 가운데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제외한 4개사(SBI·OK·웰컴·페퍼저축은행)의 2분기 순익은 작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SBI저축은행의 2분기 순익은 87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2%(195억원) 줄었고, 2위인 OK저축은행의 2분기 순익은 403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43.0%(304억원) 줄었다. 웰컴저축은행은 작년 동기 대비 39.1%(160억원) 감소한 249억원, 페퍼저축은행은 11.0%(24억원) 줄어든 1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에선 당분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할 전망이다. 이달 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만기 연장·상환유예 조치 종료가 예정된 가운데 최근 금융위원회는 2금융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조달비용 증가로 예대금리차가 축소한 상황에서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인해 대출 수요가 부진했다”며 “하반기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보단 대손충당금을 적립률을 선제적으로 높게 관리하며 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