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인플레이션이 꺼지지 않는 가운데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3.54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연 1.798%로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174.5bp(1bp=0.01%포인트)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 1일 기록한 연고점(3.778%)을 기준으로 보면 198bp 상승한 것으로,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3년물을 제외한 단기물과 장기물들도 모두 1%포인트(p)가 넘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달 8일 기준 2년물과 5년물 금리는 올해 각각 185.6bp, 159.6bp 올랐다.
10년물(137.4bp)과 20년물(120.5bp), 30년물(115.4bp), 50년물(110.6bp)도 모두 급등세를 보이며 1%대에서 3%대로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제어를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지속하자 이와 연동해 시장금리도 나날이 고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한 이후 연준 위원들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더욱 짙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깜짝 인상했다.
앞서 캐나다 중앙은행도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새로운 기준점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연준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모두 연준이 이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고채 외에도 회사채 등 다른 채권 금리도 폭주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8일 신용등급이 AA-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4.541%로, 지난해 말의 연 2.415%에서 급등했다. 신용등급이 BBB-인 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10.398%로 역시 지난해 말(8.270%)보다 크게 올랐다.
특히 이달 1일에는 AA- 등급 금리와 BBB- 등급 금리가 각각 연 4.747%, 10.605%를 기록해 나란히 연고점을 기록했다.
이에 이달 8일까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63조2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조8947억원) 대비 21.87% 줄었다.
임재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와 잭슨홀 연설 등 대형 이벤트를 거치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했다"며 "국고채 금리는 오버슈팅(단기 급등) 영역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매의 발톱(통화 긴축 선호)을 드러내고 있어 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