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1%p 인상설까지… 증시 원화약세ㆍ外資이탈 악순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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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1%p 인상설까지… 증시 원화약세ㆍ外資이탈 악순환 '늪'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09.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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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쇼크에 인플레 완화 기대 물거품...'S공포' 현실화 
"긴축강도 더 세진다"...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금융시장
14일 코스피는 38.12p(1.56%) 내린 2411.42로 원·달러 환율은 17.3원 오른 1390.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코스피는 38.12p(1.56%) 내린 2411.42로 원·달러 환율은 17.3원 오른 1390.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진정이 더뎌지면서 글로벌 경제를 경착륙으로 몰고 갈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미 노동부가 13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흐름을 뒤바꿔 놨다. 당초 시장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속도조절에 들어가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됐다. 하지만 물거품이 됐다.
미국의 8월 CPI가 전월비 0.1%,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는 0.6%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일각에선 연준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p가 아닌 1.0%p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데이터를 인용해 21일 FOMC에서 연준이 1.0%p 금리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22%에 이르는 것으로 선물시장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만 해도 1.0%p 금리인상 가능성은 '제로'였다. 상황이 급변한 셈이다.  무엇보다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는 게 문제다. 선물시장에서는 당초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0.75%p 금리인상을 결정한 뒤 11월에는 0.5%p, 12월에는 0.25%p로 금리인상 폭을 좁히고, 내년초에는 금리인상을 일단 멈출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연준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0.75%p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내년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당분간 매파적 긴축 기조를 더욱 강화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강세를 막을 요인을 당장 찾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외국인 수급 악화로 국내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외환시장은 ‘킹달러(달러화 강세)’ 시대다.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처음으로 13년 5개월 만에 1390원대를 돌파하는 등 1400원 진입은 시간문제가 됐다. 1500원대에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코스피의 전저점(7월4일 장 마감 기준 2300.34) 붕괴론·위기론에 무게가 실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500원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환율 수준에 대한 우려를 넘어 물가 상승,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성장 사이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올 여름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도 9월 들어 '팔자'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달 달러 강세에도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이었지만, 글로벌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환율 급등세가 끊이지 않으면서 매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3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8401억29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통상 외국인은 환율이 오르면 매도 우위를 보인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달러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환율 차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는 지난 7~8월에도 이어졌지만 외국인은 각각 1조8108억3000만원, 3조9825억82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달러 강세 원인이 국내 상황에 있지 않다는 점,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싸거나 호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투자가 이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심리는 위축됐고, 엎친데 덮친격 인플레 완화 시점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외국인 자금이탈과 증시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대비 원화 약세는 국내증시에는 당연히 좋지 않은 얘기"라며 "외국인들의 매도세 촉발 및 외환불안에 대한 트라우마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끝자락이 아직 가시거리에 들어와 있지 않고, 그만큼 달러의 고점 확인도 늦을 것"이라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미국의 견조한 고용과 소비, 유럽의 부진과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에서 비롯된 엔화 약세, 한국 무역수지 악화 지속 등을 고려해보면 환율은 추세적 강세 전환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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