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독감 백신 지난달 출하, SK바사 코로나19 백신 공급 집중
[매일일보 이용 기자] 방역당국이 올 가을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가능성을 시사하자 제약업계가 독감 백신과 코로나 백신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계절 독감(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가 최근 폭증했다.
질병청은 36주차(8월 28~9월 3일) 기준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는 외래환자 1천명당 4.7명으로, 지난 5년간 같은 시기 대비 가장 높다고 밝혔다. 앞서 2018년은 4.0명, 2019년 3.4명, 2020년 1.7명, 2021년 1.0명이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동시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크다"며 "겨울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에 트윈데믹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동절기마다 유행했지만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제가 폐지되면서 코로나19와 증상과 감염 경로가 비슷한 독감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대본에 따르면 14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9만 3981명으로, 지난주 8만 5529명보다 증가했다. 추석연휴 이동·접촉 늘어 확진자가 일시적 반등한 것으로 보이나, 트윈데믹 현상이 일어나면 증상이 비슷한 독감과 구분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총 9개 품목이다. 보령바이오파마, 보령, 일양약품, 한국백신, GC녹십자 등 5개 국내사의 제조 품목 7개와 사노피파스퇴르, GSK 등 글로벌 제약사의 수입 품목 2개다. 식약처는 올해 내 28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의 독감 백신을 국가출하승인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독감 백신 공급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2일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를 출하했으며, 올해 600만 도즈를 입찰해 총 496만 도즈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전체 국가출하승인 물량 2680만 도즈 중 63%에 달하는 물량을 생산한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 생산을 중단한 현재, 올해도 독감 백신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생산 대신 코로나19에 대응할 백신 공급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SK바사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사전예약자들은 13일부터 접종이 가능한 상태다. 스카이코비원의 초도 물량은 약 61만 회 접종분으로, 4주 간격 총 2회 접종을 감안해도 공급 물량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공통적으로 사용 가능한 범용백신이나 독감백신과 결합한 콤보백신 등의 개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SK바사는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타깃으로 하는 콤보백신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 밝혔다. 임상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