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법 논의, 반도체 및 유엔 대북 해법 공유 주목
캐나다서는 자원외교, 일본 정상과 첫 회담도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순방을 계기로 미국, 일본 정상과 만나는 등 본격적인 다자외교 무대에 오른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과학법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고되어 있어 이에 대한 해법을 찾을지 주목된다.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한 진전도 주목된다.
18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한다. 기조연설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미국, 일본 정상과의 양자 회담을 갖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우리 기업의 불이익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은 미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최대 약 1000만원(7500달러)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했는데, 현대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국내 전기차 산업의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과학법 역시 국내 기업에 대한 피해를 예고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세액공제 지원을 받은 기업이 중국 내 공장을 짓거나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경우, 보조금을 회수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현재 중국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회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여 그 해법이 주목된다.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 16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과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기로 정상 간 말씀을 나눴고 재무장관 간 회담도 있었던 데다 공통 관심사"라며 "자연스러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논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핵 문제도 논의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을 포함한 역내 긴장 고조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핵 및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 등을 포함해 억제태세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합의가 정상 단위에서 재확인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다만 이날 일본 산케이, 마이니치 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언론 모두 한일 정상이 풀어사이드(Pull-aside·약식회담) 형식으로 만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아 결국에는 유엔에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밖에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의 회담에서 논의될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등 경제안보 공조 방안도 주목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캐나다는 제2의 광물자원 공급국이자 리튬, 니켈, 코발트 등 2차전지와 전기차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생산국이며 인공지능(AI) 기술 산업발전 및 혁신도 주도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차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수행하기 위해 이날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 박 장관은 뉴욕 방문 기간 유엔총회에 참석한 주요국과 외교장관회담 등을 진행하고,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진행하는 국가별 양자정상회담, 주요 인사 면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개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양자 회담 개최도 점쳐진다. 외교장관 정상 회담에 개최될 경우, 한일정상회담 개최 전 일제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미리 소통하는 사전 조율의 성격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