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오히려 금리 경쟁력은 시들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속도가 더 가팔라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7월 신규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3%에 달한다. 그 결과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저축은행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7%로, 시중은행과 격차가 0.04%P(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 차이가 0.1%P 아래로 떨어진 건 2013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 차이가 급격히 좁아진 건 은행들이 올해 들어 가파르게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정부의 은행 예대금리차 관리가 더해진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연 1.1%였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년 새 3배가 넘는 연 3.33%까지 올랐다. 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연 2.07%에서 3.37%로 1.3%P 정기예금 금리를 올렸지만, 인상 수준이 은행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저축은행은 자금 조달 대부분을 수신상품에 의존하고 있는만큼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시중은행에 금리경쟁력이 밀리면 사람들이 굳이 저축은행에 돈을 맡길 이유가 없어져서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대출 영업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의 경우 고객들에게 높은 이자를 제공하려면 대출 금리도 올려 역마진을 피해야 한다. 반면 저축은행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제한되면서 예대마진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기존 21.1%에서 10.8~14.9%로 강화한 것도 대출 확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연유로 저축은행은 이전처럼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할 여력이 부족해졌다.
은행권에선 향후 기준금리 추가인상으로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더 올라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역전하는 상황도 불가피할 거로 전망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처럼 수신금리를 크게 올리고 싶지만, 과도하게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대한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