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 韓시장 진출 맞춰 이용약관 재정비
현대카드 손잡고 연내 상용화...빅테크 '긴장'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애플이 최근 국내 이용 약관에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관련 내용을 추가하면서 국내 상용화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선 애플페이가 이르면 연내 대형 유통 카드가맹점을 중심으로 국내에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20일 애플 한국 홈페이지의 '애플 미디어 서비스 이용 약관'을 보면 애플 서비스 사용 시 "지불 방법을 애플 지갑에 추가했을 경우, 애플은 애플페이를 사용하여 귀하가 선택한 애플 지갑 상의 지불방법에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 약관은 이달 12일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됐다.
애플은 국내 약관이나 홈페이지에 애플페이 도입 관련 내용을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을뿐더러 애플페이 도입 여부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번 약관 업데이트는 한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가 임박했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애플페이는 미국에서 2014년에 출시됐으나, 국내에서는 높은 수수료 부담과 NFC 단말기 보급 문제 등의 문제에 부닥쳐 번번이 도입이 지연돼왔다.
다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대카드와 손을 잡았고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골자로 한 1년 독점계약을 마무리 중이다. 현대카드는 늦어도 11월까지 시스템 및 NFC 사용 가능 단말기를 개발하고 12월부터 애플페이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카드는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 및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카드 측은 애플페이 제휴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올해 1분기(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기준) 국내 아이폰 사용자 비율이 22%에 달하는 만큼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면 카드사는 물론 빅테크가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도 파급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과 같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를 포함해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페이먼츠 등 전자금융업자, 금융사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어서다. 실제 간편결제 시장이 해마다 커지면서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지난해 기준 606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나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