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한국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21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15일 한국 대통령실이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그렇다면 반대로 만나지 말자"고 말했다.
한국 측의 앞선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상회담은 일반적으로 개최 사실이 확정되면 양국이 동시에 발표하는 게 외교 관례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 대통령실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일본과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했고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양국이 회담하는 것에 대해 흔쾌히 합의됐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당일 마츠노 히로이치 관방장관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8일 산케이신문도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신뢰 관계와 관련된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발표는 삼가달라"고 항의했다. 또 산케이는 갑작스런 한국 발표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의도를 모르겠다', '기괴하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의 한일외교장관회담 뒤에도 양국은 모두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기시다 총리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 직전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지만, 양국 정부의 온도 차가 두드러져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