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식‧부동산 시장을 찾는 사람이 부쩍 줄었다. 시장이 부진하면서 가계 대출은 줄고, 저축성 예금은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2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39조원을 기록했다. 작년 2분기(24조5000억원) 대비 14조5천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2분기 가계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1년 전보다 늘어난 데 대해 “소비가 거리두기 해제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지만, 이전소득 등 가계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자산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기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1인이상 기구)은 2021년 2분기 345만4000원에서 올해 2분기 394만3000원으로 늘었다. 월평균 이전소득은 61만7000원에서 89만3000원으로 45% 증가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2분기 가계 자금 운용 규모(80조9000억원)는 1년 전(80조1000억원)보다 8000억원 늘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18조9000억원)는 작년 2분기(30조1000억원) 대비 1년 새 11조2000억원 쪼그라들었다.
가계는 2분기 국내외 주식을 24조8000억원어치(투자펀드 제외) 매입했다. 주식 취득액은 지난해 2분기(31조9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감소했다.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지난해 2분기 역대 최대 수준(21.6%)이었지만 2분기 18.5%까지 떨어졌다.
반면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년 새 1000억원에서 17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가계 예금(43.1%) 비중은 1년 전 40.5%로 오른 상황이다.
가계는 2분기 총 41조9000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자금조달액 가운데 30조6000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대출)이다. 작년 2분기(54조3000억원)과 비교해 차입 규모는 23조7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