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보상제 장기적으론 수익성 악화 일으켜”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해외여행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면세업계가 고환율로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환율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위기 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면세품은 달러화 기준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판매가격이 오르는 결과로 이어져 면세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과 온라인몰의 판매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거나 일부 품목에선 면세점 판매가격이 백화점 판매가격을 넘어서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벌어졌다.
고환율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면세업계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환율보상정책을 통해 가격 상승분을 보전해 주며 내국인 고객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신라면세점 서울은 내달 14일까지 당일 면세 환율이 1400원 이상이면 구매 금액의 최대 14%를 해당 면세점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로 지급한다. 기존 7%에서 14%까지 보상 금액을 늘렸다.
지난 4월부터 환율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는 롯데면세점도 환율에 따라 보상 금액을 최대 70만원으로 늘렸다.
추가로 내국인 여행객 대상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달 말까지 월드타워점에서 4000달러 이상 구매한 내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대한항공 왕복 항공권, 호텔 숙박권 등이 포함된 일본 도쿄 2박3일 여행권을 한 사람당 2장씩 선착순 25명에게 증정한다.
신세계면세점도 300달러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환율이 1450원 이상일 경우 최대 80만원을 보상해 준다.
쇼핑 금액을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과 협업해 ‘신세계 더 마일리지 삼성카드’도 선보였다. 해당 카드 소지자는 신세계면세점에서 둘째로 높은 등급인 블랙으로 대우해 주며, 신세계면세점이나 백화점에서 쇼핑한 금액에 대해서는 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업계는 가격 역전현상을 막기 위해 일제히 환율보상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환율보상정책은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고 실질적으로 고환율 환경을 이겨내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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