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칼럼] 비핵화 합의 기조 30년, 고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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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칼럼] 비핵화 합의 기조 30년, 고찰의 시간
  • 매일일보
  • 승인 2022.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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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최근 국민의힘 내에서 전술핵 재배치, 미국의 전략자산 상시배치 등 “핵 대 핵” 주장이 제기된다. 냉전 이후 1991년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따라 지난 정부가 비핵화 합의에 집중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술핵 재배치 등을 포함한 ‘핵 대 핵’, ‘강 대 강’의 방식이 국가안보와 동북아 국제 질서에 안정화가 될 것인지는 정치권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비핵화 합의가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대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었던 것이 그동안 어떤 실효성을 가져왔는지, 앞으로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대안은 무엇인지 등 평가할 시점인 것은 자명하다. 아울러 ‘전술핵 재배치’ 등 기존에 없었던 선택지까지 책상 위에 올려놓고 정치권과 학계가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해야 할 순간이다.
일부 국제정치학자들은 ‘신냉전’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점점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쟁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한동안 미국 및 유럽과 러시아시는 긴장관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7차 핵실험의 가능성이 존재하며,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연대가 강화될 전망이며, 이에 맞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협력이 중요하다. 이 같은 ‘신냉전’ 구도 속에서 중국과 북한을 설득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끈다는 것이 지난 30년과는 다르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북한 핵 위협 속에서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핵우산을 제공받아야 하고, 중국에게는 설득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야하기 때문에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과 재래식 군사력만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까지도 냉철하게 국익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 긴박한 국제질서 속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색깔론’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남북대화는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종전선언도 필요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국민을 상대로 보여준 ‘위장평화 쇼’의 결과는 안보 불안이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9.19 군사합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했던 북한에 계속해서 저자세로 임했고, 우리 국민이 피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계속되는 도발에도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오직 신뢰만 강조했을 뿐이었다. 그 ‘위장평화 쇼’의 결과 북한은 ‘전술핵 운용부대’를 언급하고 있으며,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발사했다고 주장한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기조이며,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이끌기 위한 방향이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비핵화 합의의 실효성과 앞으로의 의미를 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긴박한 국제정세 속에서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여야가 정쟁은 내려놓고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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