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침체된 내수 경기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업계가 부진의 굴레를 벗기 위해 ‘가격파괴·장기 무이자 할인’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이는 소비자들의 얄팍해진 주머니 사정이 고스란히 마케팅에 반영된 것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출혈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이다.
짙은 불황그림자… 활로 모색 ‘안간힘’
영업규제 악재까지 덮쳐 ‘이중고’ 몸살7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장기 불황과 정부의 대형마트 영업규제 등으로 인한 이중고로 지난 상반기 매출 부진에 따른 고전을 면치 못했다.백화점 매출도 미세하게나마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의 경우 3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유통업계에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최근 갤러리아 백화점은 이달 13일까지 10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실시했다.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명품 판매에 주력하는 갤러리아가 전 점포에서 10개월 무이자 판매를 하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이와 함께 상품권 증정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한다.
인터넷몰인 갤러리아몰도 연말까지 갤러리아카드로 70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0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한다.갤러리아가 파격적인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것은 가을세일 매출을 극대화하고 백화점카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실제로 갤러리아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231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2335억원보다 1.1% 감소했고 타임월드점을 운영하는 한화타임월드의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줄었다.일시적인 무이자 할부 행사지만 올해 초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 선택인 상황을 비추었을 때 갤러리아의 이번 조치는 이례적인 선택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도 관계사 제휴카드를 통한 2~3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백화점의 세일 및 각종 판촉행사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이달 20일까지 19일간 가을 정기 세일에 돌입하며 겨울 아웃도어 상품 물량을 늘려 고객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업계 관계자는 “불황과 영업규제 등 이중고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주요 유통업체들이 고객몰이를 위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알뜰 소비를 하는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물량을 대거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