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소각시설 환경규제 형평성 문제도 부상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중소기업계가 현실과 동떨어진 환경규제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정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형평성에 맞지 않는 규제 현실화가 목전에 놓인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도가 오르는 추세다. 기업들은 사회 공동체에 소속된 만큼 자발적으로 해당 분야에서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탄소중립 기본법’을 제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기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지난 2018년 대비 40% 높였다.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탄소중립 관련 인식’에 따르면 기업 중 48.6%가 탄소중립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중 대응계획이 있는 기업은 13.9%에 불과했다. 응답기업 58.7%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할 자금과 인력의 부족’을 대응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았다.
정부는 자금지원으로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돕기 위해 현장 행보를 펼치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6월 중소기업계를 만나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그림자 규제 개선을 약속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유제철 환경부 차관이 중소기업계의 자원순환, 대기‧수질 분야에 대한 제도 개선 건의를 받았다.
환경 관련 제도의 형평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간 전문소각업계와 시멘트업계의 대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멘트업계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은 타업종 대비 느슨한 수준이다. NOx는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불리는 물질이다. 현재 NOx 배출허용기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멘트 270ppm △철강 100ppm △석탄발전 50ppm △석유정제 50ppm △소각로 50ppm 순이다.
무엇보다 재활용 시설 선정에 대한 기준 정립과 형평성 문제도 시급하다. 시멘트업계는 폐기물을 유연탄 대신 시멘트 제조의 열원으로 사용한다. 정부는 이를 재활용 시설로 인정했다. 하지만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있는 소각전문시설은 재활용 시설로 인정하지 않는다.
산업폐기물 소각업계 관계자는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이 폐기물을 태워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자원순환시설이자 재활용 시설이라는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제조합 측은 소각전문시설이 소각열 회수시설과 동일한 폐기물 처리 공정을 가지고 있고, 시멘트 공장에서와 같이 폐기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기에 재활용시설로 인정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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