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금리 고공행진 2030대 월세·이자부담에 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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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금리 고공행진 2030대 월세·이자부담에 허덕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2.11.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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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금리 연 8% 육박···금리 오르며 월세도 석달 연속 증가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전세살이를 하는 2030대 청년세대 가계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1년 새 급등하며 연 8%에 육박하면서다. 신규 계약을 맺는 이들은 저렴한 전셋집을 알아보거나 월세로 갈아타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변동형)는 연 5.17~7.85%이다. 금리는 코로나19로 돈을 풀었던 2020년 연 2%대 머물다, 지난해 하반기 연 4.5%까지 올랐다. 이후 1년 만에 3%포인트(p) 더 오르며 최근 연 7%를 넘어섰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조만간 연 8%를 넘어설 전망이다.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당장 오는 24일 한국은행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늘어나는 전세 대출 이자는 소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출 금리가 연 4.5%였던 지난해 1억원을 2년 만기실시상환을 대출 받는다면, 매월 내야 하는 이자는 37만5000원이다. 하지만 현재 시중금리 상단인 연 7.85%를 적용하면 월 이자는 65만원다. 대출액이 1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어난다면 월 이자는 196만원으로, 최저월급(191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세 계약에 묶여 이사하지 못하는 차주들은 늘어난 이자를 꼼짝없이 떠안고 있다. 올해 초 전세 대출을 실행한 A씨는 "대출받고 6개월 만에 금리가 연 2.6%에서 4%대로 올랐다"면서 "갑자기 이자가 2배 가까이 올랐는데 당장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사회초년생과 청년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1조5000억원으로, 이 중 은행권의 변동금리형 대출은 전체의 93.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2030대 잔액이 93조9958억원으로 전체의 61.6% 차지하며 100조원에 육박했다.

이들이 선호하는 저렴한 비(非)아파트의 전월세 매물은 일부 품귀되는 현상도 포착되고 있다. 이자 부담에 주거 조건을 하향하는 이들이 나오면서다. 인천 남구의 한 중개업자는 "아파트 매물은 쌓여 있지만, 실질적으로 5000만~2억원 사이 조그만 원투룸은 물건이 없다"면서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이 빌라 전월세로 옮겨오니 물량이 부족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이자 부담에 월세로 옮겨가는 '월세 난민'이 늘어나며 임대료는 오르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월세가격은 지난 10월 기준 89만5000원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9달 연속으로 동결을 이어갔지만, 8월 89만3000원, 9월 89만4000원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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