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과반 의석 단독 처리…與, 법사위 통해 본회의 무산 시도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여야가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구속 등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쟁점 입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도 격해지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 야당 몫 위원장,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 하고 있는 상임위를 중심으로 법안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과방위는 위원 20명 중 야당이 12명(민주당 11명·무소속 1명), 국토위는 30명 중 야당이 18명(민주당 17명·정의당 1명), 환노위는 16명 중 야당이 10명(민주당 9명·정의당 1명)이다.
먼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난 2일 민주당 단독 강행 처리로 과방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며 입법 저지에 나섰으나 야당은 강행 처리했다. 총원이 6명인 안건조정위는 대개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되는데, 민주당 성향의 비교섭단체 의원이 포함되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국토위에서도 지난 2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소위를 열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논의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심사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민주노총의 하청 집단이냐"며 반발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에서도 여야 간 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란봉투법은 지난달 30일 야권 주도로 환노위 법안소위에 상정됐다. 해당 법안은 국민의힘이 '불법파업 조장법'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신청한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도 했다. 안건조정위는 쟁점 법안을 최장 90일까지 숙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민주당은 비교섭단체 몫에 자당 출신인 무소속 박완주 의원을 포함시켜 안건조정위 개의 약 3시간만에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에서 민주당 성향의 비교섭단체 의원을 포함해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은 결국 법사위에서 민주당에 대한 저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쟁점 법안들에 대한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면 법안이 법사위 관문을 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