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시 민주당 역학 구도 파장…'친문 구심점' 부상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에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김 전 지사가 사면을 넘어 복권까지 될 경우 민주당의 권력 구도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신년맞이 특별사면 대상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8‧15 특사 당시 막판에 제외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지난 8‧15 특사 때부터 이 전 대통령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린 터라 이 둘이 동시에 사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통령실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사면을 유력하게 전망하고 있다. 집권 2년 차로 접어드는 시점에 '국민대통합' 기조를 내세워 특별사면이라는 첫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검사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씻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실에서는 국민대통합 관점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김 전 지사의 복권 여부다. 사면의 경우 남은 형을 면제받는 정도로 그치지만, 상실된 자격을 회복할 수 있는 복권까지 이뤄진다면 2024년 총선과 2027년 대선에 출마할 길이 열리게 된다. 이 경우 김 전 지사는 단숨에 차기 대권주자로 올라설 수 있다. 반면 사면만 이뤄진다면 출소 후 5년이 되는 2028년 5월까지 모든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김 전 지사의 복권에 힘을 보탰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할 경우 잔여 형기를 고려해 복권까지 해줘야 형평성에 맞는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인 사면에서 복권을 제외하면 가석방과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은 검찰 출신 대통령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진정으로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에 나설 것이라면 공정성과 형평성에 맞게 김경수 전 지사의 사면과 복권도 동시에 추진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만약 민주당의 뜻대로 김 전 지사 복권이 이뤄진다면 야당 권력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당내 균열이 감지된 상황에서 김 전 지사가 복권될 경우 '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점'으로 떠오르면서 '친문 vs 친명' 구도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지사 복권을 두고 정치권의 다양한 해석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김 전 지사도 '복권 없는 사면'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처음부터 줄곧 무죄를 주장해 온 나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건임을 (수감 중인) 창원교도소 측에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