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 등 1373명 사면·복권…경제인 제외
28일 0시 발효…"국력 하나로 모으는 계기"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복권됐으며 김 전 지사는 복권 없는 사면만 이뤄졌다. 여야 정치인들이 다수 사면 대상에 포함됐지만, 주요 경제인은 이번에 제외됐다.
정부는 27일 정치인·공직자, 선거사범 등 1373명에 대한 신년 특별사면·복권을 오는 28일자로 단행한다고 밝혔다. 정치인 특별사면·복권 9명, 공직자 특별사면·감형·복권 66명, 특별 배려 수형자 특별사면·감형 8명, 선거사범 특별사면·감형·복권 1274명, 기타 16명 등이다.
지난 광복절 특사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로, 이번 사면은 28일 0시 발효된다. 특히 '국민 통합'에 초점을 맞춰 정치인·공직자 등이 대거 사면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연말 특사 안건을 심의해 사면 대상자를 최종 확정하며 "국력을 하나로 모아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각계 의견을 수렴, 신중하게 사면 대상과 범위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사면과 동시에 복권 대상에 포함된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을 확정 판결받았다. 현재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사면이 확정되면서 약 15년 남은 형기가 면제된다.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진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고 내년 5월 출소 예정이었다. 잔여 형만 면제돼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 정계에 복귀할 수는 없다. 정부는 김 전 지사의 범행이 대선 과정에서 이뤄진 대규모 여론 조작 사건으로 당시 지위와 역할을 고려했을 때 복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박근혜 정부 인사인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정무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도 사면·복권됐다. 야권에서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 강운태 전 광주시장 등이 포함됐다.
재계에서 사면을 기대했던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광복절 특사 당시 '경제 활성화' 초점을 강조하며 경제인을 대거 사면한 만큼 이번 특사에서는 배제됐다.
정부는 이번 사면에 대해 '범국민적 통합을 위한 계기 마련'이라고 언급하며 "치열한 선거 과정 국면에서 저지른 범죄로 처벌 받은 정치인 등에게 국가 발전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대규모 선거사범 사면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해와 포용을 통해 범국민적 통합된 힘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 및 주요 정치인들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며 "사면 대상자들 또한 이번 사면에 담긴 화해와 포용의 가치를 깊이 새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