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중대선거구제' 회의적…"비례대표제 늘려야"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9일 개최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등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은 비례대표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메시지로 내놓은 중대선거구제는 장점보다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는 이날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선거제 개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첫 발제를 맡은 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의원 정수를 늘려야 비례대표 의원 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의원 정수 확대와 비례 확대의 필요성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게 어쩌면 더 현실적인 방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한계가 많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방선거 기초의원 자리에서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한 결과를 지적하면서 "최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보면 1061개 선거구제 중 절반 가까이가 3위 이상이 선출되고 나머지는 2인 선거구, 3~5인 선거구가 절반 가까이 됐는데 전직 기초의원, 양당 의원이 94%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가 양당이 지배하는 한국 정치구조를 다당제로 만들어가는 게 목표면 현시점에서 중대선거구제가 우리의 대안인가는 회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도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의원 정수 확대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비례제는 직능 대표성과 사회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한 건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하면 지역 대표성을 강화시킨다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건 현직 의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의원 정수를 확대하는 식으로 비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주성을 강화하기 위해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개정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고 전했다.
문우진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의민주주의의 취지에 부합하는 선거제도로 개혁하는 게 관건"이라며 "양당제에서 드러나는 양당 독식체제, 지역주의를 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당제를 하더라도 다양한 시민 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하고 정책 대결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기존 정당 의원들이 당을 쪼개서 여러 군소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 엘리트와 같이 정쟁 중심의 선거 전쟁하면 양당제보다 더 나은 체제라 보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문 교수 역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중대선거구제는 학계에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같은 정당의 후보가 서로 경쟁하게 되기 때문"이라며 "위성 정당 출연 가능성이 있는 제도고, 민의가 왜곡되는 제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