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잇단 어닝쇼크에 애간장…반도체업황 회복 전 개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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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잇단 어닝쇼크에 애간장…반도체업황 회복 전 개선 어려워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2.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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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긴축 공포에 상장사 실적도 줄줄이 하향
시총 1·3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반도체 쇼크'
상장사들의 어닝쇼크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황까지 겹치며 연초 증시에 올라탔던 개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장사들의 어닝쇼크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황까지 겹치며 연초 증시에 올라탔던 개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 1월 긴축 중단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던 증시가 긴축 공포가 되살아나며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특히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잇따라 하향조정되는 등 어닝쇼크가 현실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달 긴축 완화와 반도체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던 반도체주가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업황 개선 시점은 요원한 데 환율이 올라 1월 랠리를 주도했던 외국인 수급이 축소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월초 대비 0.16%, 0.6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10% 넘게 오르며 '7만전자' 진입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달 내내 6만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멈칫한 데엔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의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도체주를 비롯한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31%, 18%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피봇 기대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약해졌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22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거래일 평균 순매수액은 1111억원이었다. 반면 이달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액은 1조1840억원으로 거래일 당 평균 순매수 규모는 696억원으로 지난달의 63%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거래일마다 약 316억원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선 235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두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83.2% 줄어든 2조3727억원 수준이다. 증권가는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 영업익에 대한 눈높이를 40.65% 낮췄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해 2조668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한 달 전(1조7882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실적이 개선되려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야 하는데, 업황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다시 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략 변경은 주가 반등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체가 적극적으로 투자 축소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재고를 하반기까지 청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메모리 수급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의 1분기 실적 전망치도 암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145개 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5조5959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3%나 줄어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년전에 비해 57.2% 급감한 17조4357억원으로 전망된다. 14분기 매출 전망치는 총 485조3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하는 데 그쳤는데 수익성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23%에 달하는 만큼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나지 않는 이상 전반적인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실적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가운데 기대감만으로 뒤늦게 증시에 올라탄 개미들은 노심초사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51조5218억원으로 지난달 2일(50조8339억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50조원대를 넘어섰다. 이후 등락 속에서 46조~48조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증가한 투자자 예탁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대기자금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다시 주식시장을 찾는 개인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은 새로운 상승장을 기대하고 몰려드는 개미들에게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거시 분위기에서 1월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단기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변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면서 “당분간 증시는 경계 분위기에 돌입하며 상승이 제한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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