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원내대표 놓고 계파별 후보군 거론
[매일일보 이진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무더기 발생하자 정치권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당장 표 단속에 실패한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책임론을 놓고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발생한 이탈표에 대한 박 원내대표의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며 "어제 일(체포동의안)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장은 당 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원내 책임자로서 최소 31표에 이르는 이탈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 원내대표가 5월에 끝나는 만큼 벌써부터 당내에서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계파별로 나오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에 친이재명계가 아닌 비이재명계 후보가 선출된다면 이번 체포동의안 사태로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은 이 대표의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4선 중진 안규백 의원과 3선 박광온·윤관석·이원욱·전해철·홍익표 의원 등이 거론된다. 안규백 의원은 정세균계, 전해철 의원은 친문재인계, 박광온·홍익표 의원은 친이낙연계로 각각 분류된다. 여기에 친노·친문으로 분류되는 김두관 의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임기가 5월까지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 등과 맞물려 4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면서 이미 일부 후보군의 물밑 작업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과 안 의원은 '통합'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내 의원들 간의, 의원들과 당원 및 지지자들 간의 신뢰위기가 신뢰 붕괴로 가서 더 큰 분열과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때"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차분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며 사실상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안 의원 역시 "야당의 무기는 민의, 그리고 단결뿐이다. 의원 각각이 제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단결하지 못하는 야당은 끝내 소멸할 뿐"이라며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하나로 단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하거나 직무가 정지될 경우 차기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거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