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중개 플랫폼’ 출시 앞두고 ‘수수료율’ 이견
빅테크, 최소 10% 요구…보험사, 2%가 적정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 중개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보험업계와 빅테크 간 기싸움이 한창이다. 빅테크의 중개 플랫폼을 통해 보험사의 상품이 유통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수수료율을 얼마로 할지 이견이 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르면 상반기 중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보험 중개 플랫폼이 출시한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8월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방안’을 내놓고,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핀테크 플랫폼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다만 ‘대면용 상품’은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보험대리점(GA)업계는 대면용 상품까지 포함하면 보험설계사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온라인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향후 실손보험과 저축성보험을 순차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도입 초기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 주요 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을 비교하거나 추천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수수료다. 보험사와 빅테크 업체는 아직 수수료 수준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보험업계는 중개 수수료 상한을 보험료의 2~3%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영역의 온라인 비교쇼핑 서비스에서 상품가격의 2%를 수수료를 받는 만큼,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하자고 한다.
반면 빅테크 업체들이 요구하는 수수료율은 10% 정도로 알려졌다. 온라인 배너 광고 중 계약 체결 건당 수수료가 지급되는 방식의 경우 수수료가 약 10%라는 점이 근거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아예 대형 보험사 중심의 ‘플랫폼 전용 새 요율 체계’(플랫폼 요율)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수수료율은 그간 기존 보험사의 다이렉트(CM) 상품을 기준으로 해서 얼마로 할지 반영해왔다. 그러나 CM을 기준으로 하면, 플랫폼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가 비용에 반영되는 만큼, 보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채널에서 계약이 체결되는 만큼, 새 요율을 만들자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물론 플랫폼 요율을 높아도 문제다. 이런저런 비용을 이유로 보험 플랫폼 상품가격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보험사 CM 상품이 저렴해 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이 기존 CM 상품보다 못할 경우, 소비자들이 빅테크의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
금융당국 역시 수수료율 산정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업계와의 간담회에 이어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을 비롯한 핀테크 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금융위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받는 수수료 경우 각 상품별로 다르게 책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수치는 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대 3%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들이 주장해온 2~3%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업계 간 견해차가 큰 비교·추천 대상 상품 범위와 플랫폼 수수료율, 보험설계사의 다이렉트(CM) 상품 중개 어부 등을 두고 어떤 절충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