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안보·문화 분야 교류 활성화 절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문제 해법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대통령실이 12일 '국민과의 약속이자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하며 한·일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16~17일 윤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여론전에 나선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이날 지난 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을 1분 분량의 유튜브 '쇼츠'로 공개했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외교부에 해결 방안을 주문했고,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을 통해 우리 정부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대선 때 외교 정책은 한-미 경제‧안보동맹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 김대중-오부치 정신 계승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글로벌 중추 국가 지향이 핵심 방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에게 "강제 동원 문제를 조속히 풀어내고, 한일 간 경제·안보·문화 분야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초기부터 분명히 했다"며 "국민들께 약속한 선거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인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여진 패에 적힌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문구를 쇼츠 영상 전면에 내세우며, 사실상 이번 해법이 지난 정부 5년간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한 윤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임을 강조했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발언으로,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통령이 되면 이 문구를 책상 위에 두고 새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방한 당시 이 문구가 적힌 패를 직접 선물한 바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미국과 가까운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캐나다 등 10개 국가나 국제단체에서 윤 대통령의 결단을 지지하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소개하며 국제 사회도 윤 대통령의 결단을 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영상까지 제작하며 정부의 강제 징용 문제 해법에 대한 여론전에 나선 배경에는 싸늘한 국내 여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응답자의 59%는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어 반대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한일 관계와 국익을 위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35%에 그쳤다.
특히 '만약 일본 가해 기업이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기부한다면 배상한 것으로 보겠느냐'는 진문에는 응답자의 64%가 '배상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했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53.1%로 절반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