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에 한미일 안보협력 증진 협의
日 강제징용 해법 호응에 아쉬움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을 연달아 열고 4년 만에 관계 복원에 나섰다. 두 정상은 그동안 중단됐던 셔틀외교 재개,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에 수출규제 해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관한 안보 강화 등을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방일 일정 첫 날인 16일 오후 4시 50분쯤 기시다 총리와 소인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확대정상회담까지 83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당초 예상된 시각보다 일찍 종료 됐지만, 양국 정상은 경제와 안보, 문화 등 다양한 합의를 이뤘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회담을 하게 됐다"며 "오늘 도쿄에서 기시다 총리와 제가 만난 것은 그간 여러 현안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일 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임을 양국 국민들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외교·안보·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의 채널을 가동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특히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수출 규제 해제·강제 징용 해법 공감대 등 핵심 현안에 뜻을 모았다. 다만 국내 반대 여론 설득과 일본의 강제징용 해법 호응에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먼저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와 1998년 10월 발표한 일한 공동 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를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외교, 경제에 관한 당국 간 전략대화를 비롯해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해 앞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 대화 출범을 포함해 다양한 협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두 정상은 양국 정부가 긴밀히 소통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 우리 정부의 강제 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며 "또 일본과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인해 우려가 커지자 안보 공조를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인도태평양 전략도 연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기시다 총리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도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북한의 ICBM급 탄도미사일 발사를 언급했다. 그는 "핵 미사일 활동을 추진하는 북한에 대응에 일미 동맹, 한미 동맹의 억지력, 대처력을 더욱 강화하고 일본과 한국 그리고 일본-한국-미국 3국 간에서도 안보 협력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