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철회로 알짜기업 부각된 지금 기회”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올해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상장이 잠정 연기되자 중소형 IPO의 존재감이 커진 추세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도 IPO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IPO 주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첫 IPO였던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은 각각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이 주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티이엠씨 상장으로 2년 만에 IPO를 주관했다. 단독 주관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15년 디딤 이후 8년만이다.
현대차증권 역시 한주라이트메탈로 약 2년 만에 대표 주관을 맡았다. 한주라이트메탈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99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도 56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조4235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IBK투자증권은 이노진의 이전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노진은 기관 경쟁률 1603대 1, 일반 청약 경쟁률 1643대 1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공모가 역시 밴드 상단으로 확정했다.
신영증권은 지난 7일 상장한 자람테크놀로지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자람테크놀로지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밴드 상단을 초과한 2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1031대 1를 기록했다.
DB금융투자도 올해 IPO 시장에 활발히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인프라의 대표 주관을 맡았다. 바이오인프라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일반 청약에서 1조7655억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DB금융투자는 올해 화장품 제조사 뷰티스킨의 주관도 맡는다.
하이투자증권은 가구 마감재 제조업체인 진영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지난 2021년 이노뎁 이후 약 2년 만이다. 진영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4월부터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보증권도 약 3년여 만에 토마토시스템으로 상장 주관에 나선다.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경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지난 1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SK증권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IPO를 주관한다.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인공지능(AI) 안면인식 전문업체 씨유박스 상장에 신한투자증권과 공동 주관한다. 이외에도 유안타증권은 반도체 소재 제조사인 시지트로닉스를, 신영증권은 와인 수입업체인 나라셀라의 주관을 맡았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IPO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로 중소형 IPO가 인기를 끄는 지금이 기회라고 봤다. 증권사 관계자는 “IPO 대어들이 상장을 미루면서 중소형 IPO에 관심이 쏠리는 지금은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회다”며 “올해 알짜형 기업 IPO가 늘어나면서 이를 주관하는 중형 증권사도 늘어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