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공급 우려 완화 기대… 금 가격 상승분 반납 전망”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SVB) 사태와 크레딧스위스(CS)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다. 이에 국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유가가 내리는 등 원자재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관련 펀드의 희비도 엇갈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관련 펀드가 1개월 새 10% 가량 올랐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한달 간 10.18% 올랐다. 해당 ETF(상장지수펀드)는 S&P WCI 골드초과수익지수(S&P WCI Gold Excess Return Index)’의 수익률을 2배 산정한다. 금 현물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 ETF는 같은 기간 6.0 % 올랐다.
이외에도 금 선물과 현물 가격 상승분의 두 배를 추종하는 금 레버리지 ETN(상장지수증권)도 10%가 넘는 한 달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이 이 기간 11.50% 올랐고 ‘QV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대신 레버리지 KRX 금현물 ETN’,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 등도 11% 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50.50달러(2.6%) 폭등한 1온스당 197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한 달 새 6% 가량 오른 수치로 지난해 4월 18일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 현물 가격은 1온스당 1979.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원유 가격 하락으로 원유 ETF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TIGER 원유선물Enhanced(H)’과 ‘KODEX WTI원유선물(H)’ ETF가 한 달 새 -11% 수익률을 나타낸다. 원유 가격 변동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은 하락률이 20%가 넘는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메리츠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선물 ETN(H)’, ‘하나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등 대부분의 원유 레버리지 ETN이 -22%대 한 달 수익률을 기록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1달러(2.36%) 하락한 배럴당 66.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다. WTI 가격은 2주 간 16.24% 하락했다.
이는 SVB 사태와 크레딧스위스 등 은행권 위기로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원자재 상품 내에서는 국제유가와 금 가격 향방이 상이했다”며 “은행권 사태가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원자재 시장 내 국제유가에 영향력을 줬고 국제유가는 최근 매크로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했는데, 최근 OECD 원유재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원유 수급 시장이 초과공급 시장임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어 “은행권 불안이 진정되더라도 금리인상 기대감이 재개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달러화 강새 압력이 높아졌다고 판단되고 이는 향후 달러화 표시 자산인 원자재 가격 하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안전자산 선호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 개별 은행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영향이고 관련 이슈에 일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불안이 완화된 점도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유가의 경우 지난주 주요 에너지기관이 수요 증가 전망치를 상향했고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공급 축소 기대가 다소 높아진 상황으로, 원유시장 내 과잉 공급 우려를 일부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이번 주 금의 경우 미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심리 속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최근 상승을 일부 되돌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