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어닝쇼크 우려…"눈높이 낮추고 차별화장세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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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어닝쇼크 우려…"눈높이 낮추고 차별화장세 대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4.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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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기둥' 삼성전자·하이닉스 역대급 실적악화 예고
증권가 "박스권 장세 속 IT업종 등 개별 종목 주목해야"
코스피 시가총액을 잠식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예상되며 4월 증시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상위권인 반도체 기업들의 어닝쇼크가 예상되며 4월 증시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지난달 말까지 박스권에 머문 가운데 4월 증시도 긴축 정책 사이클의 불확실성에 변동성 장세를 보일 거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에 따른 금융시스템 위기와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어 박스권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게 증권가의 주된 관측이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근간인 반도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기업들의 역대급 어닝쇼크가 속출한 가운데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3위 SK하이닉스의 부진이었다. 두 상장사가 올해 들어서도 예상보다 길어지는 반도체 업황 침체에 꽁꽁 묶이며 코스피 역시 2400선 박스권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3조3776억원으로 전년(2021년)보다 15.99% 줄었다. 시장 기대치보다도 5.66%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4분기(2022년 10~12월)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에 머물며 전년 대비 68.95% 감소한 성적을 내놓았다. 이미 낮아질 만큼 낮아진 시장 기대치보다도 37.35% 적었다. 말그대로 어닝쇼크였다. 삼성전자는 4분기 주력사업인 반도체(DS) 부문에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7% 감소한 2700억원을 번 데 그쳤다. 실적 부진은 SK하이닉스가 더 심각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8094억원에 머물며 2021년보다 45.13% 줄었다. 특히 4분기에는 1조89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10년 만의 적자다. 문제는 실적의 늪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12조2289억원이다. 석 달 전(29조1990억원)의 예상치에서 반토막이 났다.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1781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91.66%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1분기에는 DS 부문에서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을 악화할 것이란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적자가 확실하다는 관측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손실 전망치는 10조1870억원이다. 3개월 전만 해도 2조43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반도체 업황 침체 폭이 확대하며 적자 예상 폭 역시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4월에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거로 내다보는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긴축 속도 조절이 이뤄졌지만, 은행 파산 사태 등에 따른 불안감이 잔존해 있고, 반도체 기업들로 대변되는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들의 어닝쇼크까지 예상되면서다.  4월에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지는 않는다. 다만 금융 시스템 불안,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등에 따라 코스피는 박스권을 보이되 개별 종목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내놓은 4월 월간 전망 보고서에서 "은행권 위기는 알려진 악재의 범주에 있기에 지수의 하단은 견조하겠지만 미국의 추가적인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 불확실성, 예금보장 확대를 둘러싼 정치적 잡음 등이 증시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불안이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막바지에 다다른 긴축이 고금리에 따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이로 인한 민간 수요 둔화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런 여건을 고려할 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의 상승 탄력은 약화하며 섹터 차별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안전자산 수요로의 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되겠다"고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박스권 장세 속 반도체, 정보기술(IT), 철강 및 기계와 같은 소재·산업재처럼 낮은 실적 기대치와 양호한 잉여현금흐름을 보유한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가웠던 1월 새해 랠리 이후 다양한 재료들이 혼재됨에 따라 연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박스권 장세에 갇힌 상황"이라며 "4월에도 상하방 요인이 공존하면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4분기와 비슷하게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낮아진 실적 기대치는 역설적으로 실적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호재성 재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며 "반도체 업종 비중을 확대하고, 2차전지 업종의 쏠림 현상에 변동성 증폭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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