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4·3, 尹·김기현 불참…文에 이재명까지 野 총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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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4·3, 尹·김기현 불참…文에 이재명까지 野 총결집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4.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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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준비 등 이유로 윤 대통령 대신 한덕수 총리 추념식 참석
김기현·주호영 등 與 지도부도 불참…민주, 제주 현장 최고위
박홍근 "내년 총선 앞두고 얼굴 비출 것…윤석열 정권의 민낯"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 등 정부·여당 핵심 인사들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일제히 불참했다. 여기에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신이 주장한 '4·3 사건 김일성 개입설'을 철회할 의향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반면 야권은 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제주를 찾으며 대조를 이뤘다.

윤 대통령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5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추념사를 대독했다. 윤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며 "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추념식에는 참석했지만, 올해는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 준비 등의 일정으로 불참한다고 일찌감치 통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지난해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고, 같은 행사에 매년 가는 것에 대해 적절한지 고민이 있다"며 "올해는 총리가 가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도 당 '민생 119' 회의 참석과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 BIE(세계박람회기구) 실사단 국회 면담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대신 김병민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을 대표해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사무총장을 비롯한 다수 의원이 참석해서 우리 당의 의지를 현장에서 표명하고 있다"며 "제가 당 대표 권한대행 시절에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적도 있고, 오늘도 최고위를 하며 검은 정장을 입고 동백꽃을 가슴에 달고 추념하며 회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태영호 최고위원은 자신의 '4·3 사건 김일성 개입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밝히며 당 지도부와 엇박자 행보를 보였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사과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떤 점에서 사과가 (해야) 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제가 어떤 특정인들에 대해 조롱하거나 폄훼한 일은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과해야 한다면 무엇을 사과해야 되는지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며  "사과하려면 왜 사과해야 될지 어떤 점에 대해서 사과해야 될지 이 점을 명백히 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인사들은 제주에 총집결해 제주 4·3 희생자들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지도부가 일제히 제주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추념식에 불참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성토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태 최고위원과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의 역사 부정 망언을 겨냥해 "정부여당의 극우적인 행태가 4·3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4·.3은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 사과 한마디 아직 하지 않는다. 또 4·3은 공산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 폄훼한 인사는 아직도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부도났다"고 질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인 오늘, 정작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대표, 주요 지도부 모두 보이지 않는다"며 "아마도 내년엔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의식해서 얼굴을 비출 거다. 이것이 제주 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맹비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오후 제주를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추념식 참석 대신 개별적으로 참배를 진행하고 유가족을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주 4·3을 다룬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은 사실을 전하며 "가슴 속에 오래오래 묻어두었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할 수 있다.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나 아프고 간절하다"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어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이라며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를 바란다.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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