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최악의 분기실적 예고… “상반기 바닥 통과할 것”
비메모리·필라델피아 반도체 레버리지 ETF 한 달 새 18% 올라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에 최근 반도체 ETF의 수익률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반등한다고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ETF는 한 달 새 18.53% 올랐다. 해당 ETF는 NH투자증권이 산출 및 발표하는 ‘iSelect 비메모리반도체 지수’를 비교지수로 삼고 DB하이텍과 삼성전자를 각각 14%, 13% 비중으로 담고 있다. ‘iSelect 비메모리반도체 지수’는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 산업에 속하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매출을 기반으로 고성장이 가능한 기업의 성과를 추종하도록 설계됐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는 1개월 기준으로 17.03% 올랐고 3개월 전과 비교하면 63.69% 상승했다. 이 ETF는 나스닥에서 발표하는 ‘PHLX Semiconductor Sector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고 지수 상승분의 2배 수익률을 낸다. 해당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산업분류벤치마크(ICB) 하위섹터가 반도체인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30개로 구성됐다.
이외에도 ‘KODEX 한중반도체(합성)’, ‘KODEX Fn시스템반도체’가 한 달 사이 13% 올랐으며 같은 기간 ‘TIGER 반도체’(12.73%)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11.91%)도 1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KRX) 반도체 지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달 3일 KRX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3일(2651.49)보다 12.26% 오른 2976.77을 기록했다. KRX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31일 3001.9까지 오르기도 했다.
반도체 ETF의 상승세는 반도체 업황이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지난달 초 56.78달러에서 이달 3일(현지시간) 59달러대로 올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일 6만500원에서 이달 초 6만3000원대로 상승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초 최악의 분기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의 지난해 12월~올해 2월 분기 매출은 36억9300만 달러(약 4조8603억원)로 1년 전보다 53%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보다 94% 감소한 7201억원이며 SK하이닉스도 1분기에만 4조원대 적자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하향 조정을 주도해온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상반기에 바닥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반도체 종목과 유사한 실적 흐름을 보여온 마이크론의 경우 이번 분기(2022년 12월∼올해 2월)를 바닥으로 주당순이익(EPS)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마이크론 실적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유사하게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마이크론의 실적 바닥 통과는 긍정적이고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추정치는 6월 분기(2분기)가 바닥이 될 것으로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3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인다”며 “NAND의 수요 개선 및 가격 안정화로 소폭의 개선세를 보인 뒤 3분기부터 DRAM의 수요 회복 및 가격 안정화로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NAND와 Foundry의 점유율 상승 및 하반기 DRAM 개선 기대감 반영돼 주가가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고 SK하이닉스는 NAND 점유율 하락 우려로 단기 약세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DRAM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