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 뛴 코스닥에 빚투족 몰려…어닝쇼크發 반대매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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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7% 뛴 코스닥에 빚투족 몰려…어닝쇼크發 반대매매 주의보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4.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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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추월한 상승세 지속...2차전지株 중심 급등 
투자 과열 조짐에 하락에 베팅하는 개미들도 몰려
코스닥 시장에 개미들이 몰려들면서 투자 과열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5일 장을 마감한 뒤 하나은행 딜링룸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스닥 시장에 개미들이 몰려들면서 투자 과열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5일 장을 마감한 뒤 하나은행 딜링룸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동학개미들이 몰려든 코스닥 시장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지난 1분기 코스닥 지수가 급등했는데, 미국 주요 지수인 나스닥과 S&P500보다 상승 폭이 컸다. 개인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주도한 가운데 2차전지주의 순매수가 두드러졌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유가증권시장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과열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1월 2일) 4조3681억원이었던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은 1분기 말 13조8098억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다만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대형주 주가가 조정받으면 지수에 미치는 파급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약 3개월간 26.56% 상승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는 이 기간 30.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9.69%)를 훨씬 웃도는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업종의 발전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투자 과열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투자 주체 중에서는 개인투자자가 1분기 코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특히 2차전지주 매수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140.4%(9만3400원 → 22만4500원) 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은 240만7631주 순매수했다. 에코프로는 1분기 무려 383.98%(10만3000원 → 49만8500원) 급등했다. 개인투자자들은 217만5029주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업체이며,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다. 최근 2차전지 업종 급등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는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분리막과 전해액은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되며 현지 생산이 필수다. 따라서 관련 소재 업체들의 북미 투자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며 “오히려 그간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았던 소재인 만큼 만약 중국 업체들의 북미 투자가 제한된다면 반사 수혜도 일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IRA를 도구 삼아 중국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을 막으면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승세를 주도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종목의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투자 과열 조짐을 경계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한다”면서 “하향 이유는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 이슈가 아니다. 미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서 당분간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불어나는 ‘빚투(신용거래융자)’도 코스닥시장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초 7조7569억원이었던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말 9조6199억원으로 24% 증가했다. 신용거래 잔고가 불어나면 반대매매 규모도 커진다. 반대매매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일정 기간 안에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들어 개미들이 코스닥 하락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한 달 간(3월 1일~3월 31일) 개인투자자는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ETF를 1767억원 사들였다.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중 순매수 규모 1위, 종목 전체 가운데선 6위에 해당한다. 해당 상품은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아 역으로 추종한다. 코스닥지수가 오르면 수익률이 낮아지고, 지수가 내리면 수익률 얻는 구조다. 인버스 상품을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가 지수 하락에 베팅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개미들은 코스닥시장이 조만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코스닥 인버스를 사들이고 레버리지 상품은 팔아치우는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버스 비중이 증가하며 하락에 베팅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맞다"라면서 "지금처럼 개인 수급이 특정 테마에 쏠릴 경우 향후 해당 섹터에 대형 악재가 발생할 때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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