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전망 우세…“하반기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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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전망 우세…“하반기 인하 가능성”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3.04.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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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다수 최종금리 3.5%로 종결
“한미 기준금리 격차‧환율 고려할 듯”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내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열리는 가운데 한은이 지난 2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 신호가 뚜렷한 가운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대 초반까지 내려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물가·경기·환율 등 향후 추이를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1일 열릴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다.
동결을 예상하는 큰 이유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 올랐다. 상승률은 지난 1월 5.2%에서 2월 4.8%, 3월 4.2%로 2개월 연속 둔화했다.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압력일 텐데,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와 인상 압박이 많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4%에 근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한은의 적극적 통화정책 필요성을 완화할 것”이라며 동결을 점쳤다. 또한 경기 침체 우려와 글로벌 은행의 연쇄 파산 등도 금리인상 결정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오는 5월 내놓을 수정 경제 전망에서 현재 1.6%인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1∼1.5%까지 낮추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5%에서 3.3∼3.4%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봤다. 조 연구위원은 “글로벌 은행들의 파산으로 신용공급 경색 우려가 커졌고, 국내 금융시장과 자금시장에서 아직 부동산 관련 비은행권의 불안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동결된다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최종금리 3.5%에서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월 1년 넘게 인상을 이어온 한은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달에도 연이어 동결이 결정되면 금리 인상 종결론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 5월 한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린 뒤 외환시장이나 환율에 큰 문제만 없다면 3.5%가 최종금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 동결 직후 한은 금통위나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질문에 “인하를 논의하기 아직 이르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연내 인하를 점치는 분위기다. 주 실장은 “금리 인상기에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올렸으니, 인하기에도 우리가 먼저 내릴 수 있다”며 “물가 상승률도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먼저 안정되는 추세인 만큼, 10월이나 11월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7월께부터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될 텐데, 이때부터 금리인하 필요성도 논의될 것”이라며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한은이 8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3%대로 떨어지면 금리 인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김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8월부터 기준금리가 낮아져 내년 4분기 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하 폭은 올해 하반기 0.5%p, 내년 연간 1%p로 추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와 환율 불안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매우 높은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은은 내년 이후에나 미국의 인하를 지켜본 뒤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 금리 격차가 계속 1.5%p 이상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준이 지난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현재 한국 기준금리(3.5%)는 미국보다 1.5%p 낮은 상태다. 1.5%p는 2000년 10월 1.5%p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만약 한은이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5월 연준은 0.25%p 인상을 결정하면 미국(5∼5.25%)의 기준금리는 한국(3.5%)보다 1.75%p 높아진다.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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