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으로 고객 신뢰회복·상생경영 확대
[매일일보 전수영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막말 파문과 이른바 판매원 빼가기 등으로 불거졌던 비판에 대해 발 빠르게 대처하며 기업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5일 업계에 따르면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최근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선포한다”고 밝히며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 사장은 현재 회사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직원들도 대리점, 협력업체 등과의 관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또한 출근시간에 직원들에게 협력사를 상대할 때 주의할 점 등이 담긴 홍보전단을 만들어 나눠줬다.업계에서는 내부단속을 강화해 사내 기강을 바로잡고 이를 통해 그동안 지적돼 온 문제를 바로잡아 실추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아울러 상생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은 영업 목표를 달성한 대리점을 직영화하고 소속 영업사원을 빼갔으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대리점에는 상품을 강매하는 ‘밀어내기’와 무상으로 지급해야 할 판촉물도 강제로 구매토록 했다는 일부 대리점주들의 비판에 직면해왔다.더욱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폭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아모레퍼시픽은 이 같은 대리점주들으 주장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고 맞섰지만 대리점주들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사면초가를 맞았다.
손 사장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불공정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어 모든 부분을 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손 사장은 시민단체나 민간 조사업체들과 함께 객관적인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상생협의회 구성도 약속했다.이미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사태로 갑을 관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반박만 하기보다는 비판 받은 문제점을 신속히 시정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아모레퍼시픽의 발 빠른 쇄신 대책에 대해 업계에서는 화장품업계의 선도기업다운 모습을 보였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남양유업 임직원이 국민을 향해 머리를 숙이고 사과했지만 한동안 불공정행위를 인정하지 못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며 개선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아모레퍼시픽 측은 손 사장이 언급한 ‘비상경영’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 고객 신뢰회복과 상생경영을 위한 기본 다지기의 일환이라고 밝혔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비상경영이라는 말을 쓴 것은 그간 해이해져 있던 마음가짐을 다잡으라는 메시지다. 직장인으로서 시간을 엄수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며 “고객 신뢰회복과 상생경영을 위해서는 이 같은 부분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고 말했다.또 이 관계자는 “대리점들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유관부서들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다만, 논의를 시작한 것이 최근이라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아직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업계에서는 손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기본’을 강조하며 상생의지를 드러낸 만큼 시간을 두고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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