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층 잡기 나서며 보다 적극적인 민생 행보 추진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세월호 추모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고, 이달 안에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예고했다. 김 대표의 광폭 행보는 최근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과 중도와 보수층 등 외연 확장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6일 세월호 참사 기억식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설화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논란 등으로 극우 논란에 휩싸이자 중도층 민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김 대표는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찾아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직후부터 박 전 대통령 예방 의사를 밝히고 날짜를 조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을 방문하면서 보수 세력 결집을 통해 하락하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높은 박 전 대통령과 만남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의 이런 광폭 행보는 지난달 3·8 전당대회에서 과반이 넘는 표를 받아 당선된 후 한 달간 리더십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특히 함께 선출된 최고위원 5인 중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이 잇단 설화를 일으킨 탓에 지지율이 내리막을 향해가고 있고, 이를 김 대표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 극우 성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당의 리더십을 지적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전격 해촉해 논란을 키웠다는 평도 있다.
국민의힘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준석,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내면 당 지지율이 어떻게 남아나느냐"며 "김 대표가 말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은 '연대포기탕'이냐"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TK 지역마저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국민의힘은 흔들리는 민심 다잡기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김 대표 등 국민의힘은 '천원의 아침밥'을 비롯해 2030과 중도층에 더 다가설 수 있는 민생 행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24일 MZ 노조와 치맥(치킨과 맥주) 간담회를 개최한 후 지난 13일에는 서울 구로구에서 일하는 청년들과 만나 두 번째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현장 목소리를 담아 정부 정책에 적극 반영시키기 위해 청년정책부의장과 6개 정책조정위원회 산하에 청년부위원장을 새로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최근 공석이었던 중앙당 윤리위원장과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해 내부 기강도 챙길 계획이다. 각종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당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 지지율 반등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