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올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해 입학식도 못 치른 초등학교가 전국 14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4곳보다 27.19%인 31곳이나 늘어난 수치로 학령인구 감소,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신입생이 5명 미만인 학교도 856곳으로 전년도 776곳 대비 10.3%인 80곳이나 증가했다. 10명 미만에 머문 초등학교도 전국 초등학교 6,163곳 가운데 25.75%인 1,587개로 4분의 1을 넘었다. 그동안 합계출산율 추이로 짐작은 했던바 이지만 그 수치가 충격적이다.
지난 4월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병욱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초등학교 신입생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단 한 명의 신입생도 받지 못한 학교는 총 145곳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32개교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남 30개교, 강원·전북 20개교, 경남 18개교, 충남 9개교, 충북 8개교 순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북 1개교, 전남 9개교, 강원 2개교, 전북 6개교, 경남 7개교, 충남 1개교, 충북 4개교씩 늘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방증(傍證)한다. 실제로 교육부 추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37만 9,373명으로 지난해에 입학한 2학년 학생 42만 1,663명보다 10.02%인 4만 2,290명이나 더 적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동들은 2016년생들로 그해 출생아 수는 40만 6,000명이었는 데 93.44%인 37만 9,373명만 취학했다. 그런데 통계청이 지난 2월 22일 발표한 ‘2022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가 24만 9,013명에 그쳤다. 전년도 26만 600명보다 4.4%인 1만 1,500명이나 감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25만 명’마저 무너진 것이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전국 초등학교의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일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는 것은 ‘예정된 미래’의 수순(手順)이 아닐 수 없다.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사회가 쇠락하고 드디어는 소멸한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한 뒤 실시한 모든 대책이 소용없다. 서울 한복판 초등학교까지 문을 닫고, 지방 대학은 폐교 위기에 내몰리고, 소아과병원이 속속 폐업하고 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이다.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여 년 전에는 50만~60만 명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절반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이대로 가면 청장년 1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해야 하는 암울한 미래를 맞게 된다. 고령층 부양으로 등골이 휘는 청년들이 아이 낳기를 더 기피하는 저출산의 악순환도 가속화될 것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 지난해 역대 최저인 0.78명으로 뚝 떨어졌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78명대로 떨어진 상황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2020년 기준 평균 합계출산율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을 밑도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粗)출생률도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출생아 수는 물론 합계출산율, 조(粗)출생률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3종 세트’로 최저를 기록했다니 눈앞이 캄캄하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