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없네” 리볼빙 1년새 2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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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값 없네” 리볼빙 1년새 2조 늘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3.04.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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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채무자·저신용자 ‘대부분’…수수료율 법정최고 수준 근접
경기침체에 따라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경기침체에 따라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카드사에서 카드값을 내지 못해 대금 결제를 미루는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자산이 1년새 2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지는 등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우리·KB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자산(결제·대출성 합산)은 17조6876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 15조4162억원 대비 14.73%(2조2713억원) 늘었다. 리볼빙 유형별로 보면 일시불 등 카드결제에서 발생하는 결제성 리볼빙이 17조167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결제성 리볼빙의 이월잔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6조1448억원에서 20%(1조2453억원) 늘어난 7조390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대출성 리볼빙 자산은 5201억원에 그쳤다. 대출성 리볼빙의 경우 1년 전 5673억원보다는 8.33%(472억원) 소폭 줄었다. 카드사별로 리볼빙 자산을 보면 KB국민카드가 4조44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3조7992억원), 삼성카드(2조7594억원), 신한카드(2조7092억원), 롯데카드(2조2864억원), 우리카드(1조1248억원), 하나카드(9640억원), BC카드(81억원) 순이었다. 여신업계 리볼빙 자산이 늘어난 배경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영향이다. 리볼빙 이용자들은 당장 갚을 돈이 없는 다중 채무자나 저신용자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리볼빙 평균 금리가 올라가고, 카드사들도 연체율 관리나 대손충당금 확보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연체를 우려해 카드론 한도 등을 축소한 것도 리볼빙 이용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 카드론은 대표적인 서민 급전창구인데, 한도가 나오지 않자 카드값을 미뤄 소비 여력을 확보하는 차주들이 늘어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저신용자 대상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3조4814억원에서 4분기 기준 1조9749억원으로 무려 43%가 감소했다. 리볼빙 수수료료는 현재 거의 법정 최고금리(20%) 수준까지 올라왔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현대·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전업사의 지난 2월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금리) 평균은 약 17.06%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18.48%로 상단을 차지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17.8%, 17.47%로 집계됐으며 이후 KB국민카드가 17.36%, 신한카드가 16.95%, 하나카드 15.74%, 삼성카드가 15.59%로 뒤를 이었다. 카드사들은 리볼빙 수수료율을 내리고 싶어도 저신용 차주 증가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 부담이 높아지면서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통상 자금의 70%를 여전채 발행을 통해 마련하는데, 작년 11월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조달금리가 크게 올랐다.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여전채 AA+ 3년물의 당시 금리는 지난해 11월 6%대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채권 시장이 다소 안정화됐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준은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앞서 한국금융연구원 소속 구정한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카드사들이) 급격하게 상승한 조달금리를 만회하기 위해 차주단위 DSR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현금서비스나 결제성 리볼빙 서비스 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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