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시 경영’으로 복합 위기 돌파…신 회장 광폭 경영 행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과 식품 사업군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경영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부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 추진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핵심 산업군인 신성장 테마인 헬스 앤 웰니스(Health&Wellness)·모빌리티(Mobility)·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부문을 포함해 핵심 사업군에 5년간 3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 부문인 유통·식품·화학 분야에만 21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연초부터 변화와 달라진 ‘뉴 롯데’를 강조한 신 회장은 식품사업의 연구개발(R&D) 투자 단계에서부터 지난해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성장동력인 ‘헬스&월니스’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식품사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롯데중앙연구소에 올해 약 700억~75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예년의 2배 수준이다. 헬스&웰니스 전담부서도 신설하는 등 현재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마무리된 상태다.
신 회장은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의 등기이사로 복귀해 경영 전면에 직접 나선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롯데지주 대표 △롯데웰푸드 대표 △롯데케미칼 대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6개 계열사의 임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Right thing)을 적시(Right time)에 실행해야 한다”며 ‘적시 경영’으로 복합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롯데지주를 제외하고 신 회장이 직접 경영 전선에 나서서 진두지휘하게 된 6개 주력 사업 계열사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곳이다.
신 회장의 복귀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한 책임 경영이 강화된 만큼 올해 롯데칠성음료의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 및 수익성 향상을 위해 신 회장의 리더십이 발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또는 해외 신규 와이너리 인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신 회장은 올해 롯데칠성음료의 와인 사업에도 상당한 부문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그로서리 플랫폼(Grocery Platform)’으로 새 정체성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자동화물류센터(CFC) 6곳을 구축한다. 첫 번째 자동화물류센터는 2025년 가동한다. 2032년에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유통 사업군은 8조1000억원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도 앞장선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고용유발효과가 높은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핵심 지점의 리뉴얼을 차례로 진행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유통군 사업도 재정비하고 직접 현안을 챙기고 있다. 지난달 20일 방한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을 직접 만나 1시간가량 직접 잠실 에비뉴엘 루이비통 등 LVMH그룹이 운영하는 매장 응대에 나섰다.
이날 신 회장은 아르노 회장에게 롯데백화점의 현황을 설명하고 향후 루이비통 입점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에 신 회장이 직접 동행할 예정이다.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과 백악관 환영 행사,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미국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 만나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신 회장은 현재 편의점 사업에서 해외 네트워크 강화 전략을 구상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세븐일레븐에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단, 미국 세븐일레븐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화해 자체브랜드(PB) 상품 수출 확대로 수익성을 키우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도 엔데믹을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 중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월 호주 시드니 시내점 출점에 이어 다낭에 베트남 최대규모 면세점을 잇달아 오픈했다. 올해는 멜버른공항 면세점 운영권 획득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은 기존 주력 사업의 전략을 정비하며 신사업과 시너지를 내는데 역량을 모으기 위해 통큰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롯데 모태인 식품과 주력 사업인 유통은 내수에만 의존하기에는 인구 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어 해외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경영 행보에 적극적이다”라고 말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