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이 직접 나섰다…적극 외교‧그룹 차원 TFT 구성 등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롯데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엑스포 유치에 만전을 기하는 데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 비전이 반영됐단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로 3년 만에 복귀했다. 롯데그룹 대표를 비롯해 △롯데제과 대표 △롯데케미칼 대표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사내이사 △에프알엘코리아 기타비상무이사 등 총 6개 계열사 임원직에 이름을 올렸다. 신 회장의 경영 복귀를 기점으로 책임경영 강화와 글로벌 투자, 인수·합병, 사업 확장 등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신 회장은 롯데 체질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것은 경영 시험대 최대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핵심 키는 해외시장에 있단 평이다.
현재 3고 복합위기(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로 재정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겐 정체된 내수시장에서 신수익로를 뚫고, 중장기적 성장 발판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유통 부문에선 다양한 식음료 카테고리 및 신사업 진출, 해외 사업망 확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한류 열풍으로 K-콘텐츠 프리미엄이 붙은 만큼 해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적기인 시장 상황도 글로벌 공략에 힘을 더하고 있다.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글로벌 행사다. 개최 국가의 산업, 문화를 효과적으로 전 세계에 홍보하는 역할을 하며, 국력과 국가 경제 발전을 좌우할 만큼의 파급력을 지녔다. 롯데는 이번 엑스포 유치를 교두보로 면세점 등 영위 사업 부문들에도 활력을 심겠단 전략이다.
지난 4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했을 당시, 롯데는 부산지역 계열사를 총동원하며 힘을 쏟았다. 부산지역 계열사 700여 곳에 ‘BUSAN IS READY!’라고 적힌 현수막을 게시하고, 시그니엘 부산을 실사단 숙소로 지원했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롯데 직원 1만여명도 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아 부산 엑스포 배지를 착용하고 근무한다.
신 회장을 중심으로 ‘롯데그룹 유치 지원 TFT’도 구성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TF팀장을 맡았고 4개 사업군 총괄대표들이 해외 2개팀, 국내 2개팀을 운영 중이다. TFT는 스포츠뿐 아니라 롯데가 주도하고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 아이템을 발굴해 국내에서는 국민들의 유치 관심을 유도하고, 해외에서는 유치 당위성을 피력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 회장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도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부산에서 진행했다. VCM은 글로벌 시장 급변에 따른 위기 대응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각 사업군의 중장기 전략과 과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중대 자리다.
지난해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CGF 글로벌 서밋에 2015년 이후 7년 만에 참여해 각국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며 개최 후보지 부산의 역량을 직접 소개했다. 지난해 9월에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바 있다.
계열사 경영진들도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의 정부‧외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유치 활동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롯데케미칼 경영진은 방한한 푸안 마하라니 인도네시아 하원의장을, 롯데호텔 경영진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 대사를, 롯데제과 경영진은 앨런 존 케레마텐 가나 산업부 장관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롯데칠성음료 경영진은 지난해 말 태국, 캄보디아, 필리핀 등 아세안 10개국 주한대사들을 만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