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19일 발표한 ‘2022년도 등록장애인 현황 통계’를 보면 한국의 등록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265만 2,860명으로 전체 인구의 5.2%를 차지해 20명 중 1명이 장애인이다. 등록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확대, 등록제도에 대한 이해도 상승으로 등록장애인 비율은 200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전체 인구의 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등록장애인은 60대가 23.7%인 62만 6,388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1.6%인 57만 3,767명으로 뒤를 이었다. 등록장애인 중 65세 이상 연령층 비율은 2011년 38.0%에서 꾸준히 상승해 작년 52.8%까지 높아졌다. 65세 이상 인구 926만 7,290명의 15.1%인 140만 1,523명이 등록장애인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57.8%인 153만 4,655명이고 여성은 42.2%인 111만 8,205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등록장애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경기도로 22.0%인 58만 4,834명이며, 다음은 서울시로 14.8%인 39만 1,859명이 거주했는데 이를 합치면 36.8% 수준으로 3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에 살았다. 장애 유형별로는 지체장애가 44.3%인 117만 6,291명으로 가장 많았고, 청각장애는 16.0%인 42만 5,224명, 시각장애는 9.5%인 25만 767명, 뇌병변장애는 9.3%인 24만 5,477명, 지적장애는 8.5%인 22만 5,708명의 순이었다. 지난해 1년 동안 새로 등록한 장애인 7만 9,766명 중에서는 청각장애가 32.0%인 2만 5,556명, 지체장애는 16.7%인 1만 3,352명, 뇌병변장애는 14.2%인 1만 2,107명, 신장장애는 10.3%인 8,223명의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대중교통과 직장 그리고 여가 활동을 비롯한 일상에서 만나는 장애인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관성적으로 비장애인 중심으로 짜여 있을 뿐만 아니라 집 안에 방치되거나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소외되고 숨겨져 있으며, 차별의 심각성은 이마저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동권 제약이다. 보건복지부가 2021년 4월 20일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3년마다 실시하는 ‘2020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7,02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결과 거의 매일 외출한 장애인은 45.4%에 그쳐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70.1%보다 급감했다. 반면 ‘전혀 외출하지 않았다’라고 응답했던 장애인은 8.8%로 2017년 4.5%에 비해 2배가량 늘었고, 주 1~3회 외출(32.9%)과 월 1~3회(12.9%) 외출에 그친 장애인도 증가했다. 올해 4월 19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표한 ‘2021 장애인 삶 패널조사’에서도, 장애 여성 중 절반(50.1%)은 거의 외출하지 않거나 최대 주 1~2회 외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남성의 경우 10명 중 6명(63.9%)은 매일 외출하거나 주 3~4회 외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장애 여성은 무려 15.9%나 한 달 동안 거의 외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들이 외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장애로 인한 불편함’이 꼽혔는데, 교통수단 이용 시 장애인의 39.8%가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는 ‘버스·택시가 불편해서(52.6%)’, ‘장애인 콜택시 등 전용 교통수단 부족(17.4%)’,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12.1%)’의 순으로 나타났다.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장애인들(32.4%)도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불편’을 그 이유로 꼽았다. 교통약자로서의 이동권 보장에는 아직도 미완의 과제가 너무도 많다. 일본·대만의 폭넓은 저상버스나 기차 장애인석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국토교통부 저상버스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2018년 23.4%, 2019년 26.5%, 2020년 27.8%, 2021년 30.6%로 보급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게다가 대전, 부산, 인천 등은 세종, 광주, 서울 등에 비해 특별교통수단의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릴 권리인데도 그 벽은 너무나도 높기만 하다. 이러한 사회적 인프라 부족은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임을 각별 유념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국 철도에서 장애인들도 역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설계하는 ‘스텝 프리 엑세스(Step-free access)’와 1974년 국제연합(UN │ United Nation)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나온 ‘배리어프리 디자인(Barrier free design │ 장벽 없는 건축 설계)’에 기반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확산이 긴요하다. 미국, 대만, 일본의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영국의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 북유럽의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등 역사적 배경과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성별, 나이, 언어, 장애 등으로 인하여 이용에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포괄하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