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전세사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세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집을 '바지사장'에게 팔아버리거나 안전한 매물로 속이고 확정일자를 받기 직전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수법까지 발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보증금을 모두 잃을 위험은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1분기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이미 총 7974건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재 확실하게 보증금을 지킬 방법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는 것 하나다. 가입만 하면 일단 보증기관이 떼먹힌 전세금 대부분을 대신 갚아준다. 가입 요건이 최근 강화되긴 했지만 까다롭지는 않다. 깡통전세와 선순위근저당권 매물만 피하면 된다. 문제는 보증 가입 전 사기를 당하는 경우다. 이사 당일 갑자기 집주인이 바뀌고 근저당권이 설정된다. 이를 알지 못한 세입자는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고 나서야 뒤늦게 피해 사실을 인지한다. 이른바 '하루차 전세사기'다. '잔금을 오후 4시께 치르라, 금요일에 이사하라'는 세간의 조언도 이 때문에 나왔다.  임대인이 등기로 장난을 칠 시간적 여유를 없애라는 뜻이다. 잔금일 외에도 전입신고·확정일자를 앞당기는 방법도 있다. 이사 전이라도 주택이 공실이거나 임대인 동의를 받으면 대부분 허용된다. 다만 세입자가 공간을 점유해야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잔금 전까지 등기부등본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특약도 가능한 방법으로 꼽힌다. 잔금 전까지 소유권을 이전하지도 근저당권을 설정하지도 않겠다거나,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될 경우 특정일까지 계약금과 보증금을 반환하겠다는 약속을 임대차 계약에 추가하는 식이다. 일부는 아예 신축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신축 빌라 등은 입주 전 권리관계를 파악할 등기부등본이 없어 먹잇감이 되기 쉽다. 국토교통부는 '안심전세앱'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주택 시세와 예상 낙찰가를 조회해 보증금과 비교하고 얼마나 안전한 매물인지 직접 확인하라는 것이다. 국토부는 앱을 통해 악성 임대인 명단과 국세 체납액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은 사인(私人企业) 간의 거래이기도 하고 새 임대차법은 임차인의 권리가 높게 책정된 특별법 성격에 가깝다"며 "민법상 서로 합의한 부분을 국가가 법리적으로 건드리기도 힘든 만큼, 세입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